그땐 몰랐던, 이제야 아프기 시작한 나에게 건네는 위로
1월 중순이 되자 이전 회사의 안내대로 퇴직금과 퇴직지원금이 입금되었고, 퇴직 처리도 공식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마침내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자발적 퇴사였다면 받지 못했을 혜택입니다. 비자발적 퇴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워크넷(고용정보시스템)의 상세한 안내 덕분에 과정은 순탄했습니다. 그동안 꼬박꼬박 납부해 온 고용보험이 제 몫을 다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니 당장의 생계에 대한 걱정은 한시름 놓였다는 안도감이 찾아왔습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간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거짓말처럼 몸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건강면에 있어서만큼은 '퇴사 만능설'쪽에 해당되는 줄 알았는데 그럴 리가요. 제가 뭐가 예쁘다고 우주가 특별히 선처를 베풀어준단 말입니까. 오랫동안 사무직으로 근무하며 생긴 고질병인 경추디스크가, 이제 막 뭔가를 차분히 정리하고, 시작해 보려던 제 뒷목을 강하게 낚아챈 것입니다.
익숙했기에 더욱 배신감이 큰 고통을 마주하며, 저는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 출근길에 오르던 그 아침들을 복기합니다. 그때의 저는 감각이 완전히 마비된 상태였습니다. 침대 모서리에 무릎을 세게 부딪쳐 살점이 까져도 아픈 줄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기차에 몸을 싣고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았는지 기억조차 희미합니다. 아메리카노에 '샷 추가'를 연달아하며 카페인을 독하게 쏟아붓고 나서야, 겨우 하루라는 엔진을 가동할 수 있었습니다.
커피를 마셔도 정신이 맑아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매일 조금씩 길어져만 갔습니다. 몸이 보내는 적신호를 카페인으로 강제 진압하며 버틴 나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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