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빅토리아주 팜하우스를 떠올리며
지금 내가 보고 있는 태양은 8분 전의 태양이다.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이 1억 5천만 킬로미터라는 거리를 지나 내 창가에 당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밤하늘의 별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내가 눈에 담은 어떤 별은 수년, 수 시간, 혹은 수백만 년 전의 빛이다. 지구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나는 더 깊은 과거에서 온 유령 같은 빛들을 목격하는 셈이다. 우주적 관점에서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서로 다른 시차를 가진 과거들의 중첩만이 있을 뿐.
이 과학적 사실은 때로 우리를 난감하게 만든다. 만약 우리 삶이 장면(Frame)의 연쇄라면, 어떤 필름은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어느 공간에 선명한 색채로 박제되어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2007년, 빅토리아 주의 팜하우스
내 기억의 필름 통 하나를 열면, 2007년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호주의 어느 팜하우스가 어른거린다. 반경 3킬로미터 이내에 이 집 말고는 아무것도 없던 고립된 공간. 사방이 키 큰 마운튼 애쉬와 블랙우드, 유칼립투스, 그리고 소들이 풀을 뜯는 휴경지로 둘러싸인 그곳은 전형적인 빅토리아 주 스타일의 목조 가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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