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배송에 대한 얇은 생각
다이소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주말과 공휴일에도 택배를 받아볼 수 있는 '휴일도착'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다이소몰'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판에 뛰어들고, 꾸준하게 물류 경쟁력을 강화해 온 만큼 7일배송도 충분히 가능성 있었죠. 한진과 협업해서 배송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2023년 12월, 다이소는 샵다이소, 다이소몰, 다이소멤버십을 다이소몰로 통합했고, 2024년 10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21만 7571명으로 전년 대비 124.8% 증가했어요. 이와 같은 성장의 이유로 다이소의 익일배송이 꼽히고요. 한편, 다이소는 기존에도 3개의 물류센터를 가동 중이었는데, 2026년까지 2개의 허브센터를 추가 운영할 예정으로 이커머스 물류에 진심입니다. 이번 휴일도착도 그렇고 이커머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해 보여요.
제목과도 궤를 같이하는데, 다이소가 배송을 강화한다면 과연 수요가 있을까라는 고민이었습니다. 이커머스란 어쨌든 물류에 수반되는 여러 비용 말고도 대놓고 '배송비'라는 것이 존재하는데요. 현재 다이소몰은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로 배송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 아시다시피 초저가, 균일가숍이 매력인 다이소는 500~5000원의 상품이 존재하고요. 3만원을 채우기 쉽지 않다는 거예요.
게다가 오프라인 매장을 이미 어마어마하게 깔아놨습니다. 다이소의 강력한 경쟁력이기도 하죠. 2023년을 기준으로는 1500개가 넘습니다. 저희 집 주변만 하더라도 2개가 있네요. 3만원 이상을 구매할 경우에는 온라인 주문을 할 수 있겠으나, 그보다 적다면 뛰어가서 사 오는 게 나은 거죠. 다이소는 주차장이 작게나마 구비되어 있는 경우도 많고요.
과연 온라인에 대한 수요가 있을까라는 고민이 무색하게 지난해 다이소의 실적은 좋았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조원을 넘었을 거라 예상되고 있는데, 이 안에는 온라인의 성장도 포함되어 있을 거라 보고 있고요. 특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나오고 있더라도 온·오프라인 경험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으로서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고 있어요. 어쨌든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기도 하고요.
최근 들려온 소식 중 하나인 '건기식(건강기능식품)'과 관련해서도 지금은 지지부진하지만, 다이소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5000원 이하의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다이소 뷰티'를 이용하는 젊은 고객층들이 생겨난 것도 재밌는 사례죠. 그래서 다이소가 하는 '휴일도착'과 같은 전략들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다이소의 이커머스 사업 중에서도 단체·기업 회원의 비중이 70%에 달한다는 대량주문 서비스가 성장세를 보인다는 것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다이소만의 경쟁력을 잘 활용하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다이소가 아직도 본격적으로 이커머스를 시작하진 않았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올리브영의 '오늘드림'과 같은 형태를 활발하게 하지도 않았고요. 쿠팡처럼 멤버십을 기반으로 배송비 부담을 상쇄시켜 주는 서비스도 나오지 않았거든요. 분명한 건, 이런 전략들을 다이소에 맞게 잘 조절한다면 초저가 이커머스의 선두주자는 다이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