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생각 #59
학창 시절에 우리나라의 특징에 대해서 배울 때 항상 듣던 얘기가 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요.”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유난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사계절의 사이클을 서른 번 넘게 경험한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똑같은 공간도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은 사실상 대한민국 국토 기본 면적의 4배에 달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축복’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부터였다. 특히 1년 내내 여름의 기후를 가지고 있는 동남아 지역을 여행할 때는 봄, 가을, 겨울이 없으면 얼마나 1년이라는 시간이 따분할까 라는 생각까지 했다.
역설적이게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 여름이라, 1년 내내 여름 날씨인 동남아가 아름답게 느껴질지도 모를 일이지만 난 결코 그것이 부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의 여름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이 3개월이라는 한시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푸른 잎이 발갛게 타고, 더 지나가면 앙상한 가지 위로 눈꽃이 쌓일 것이란 걸 알기에 매년 여름이 되면 그 한시적인 푸르름을 더욱 애틋하게 즐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봄에서 뜨거운 여름으로 건너가는 이 시기를 오롯이 즐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 사는 일은 이렇게나 분주한 설렘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