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원 매출 vs 1명의 팬

작은 브랜드를 위한 밸런스 게임 01

by 강센느

당신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평생 보장되는 일 10만 원의 매출과 당신의 브랜드를 영원히 응원해 줄 1명의 팬 중 한 개를 선택할 수 있다면 무엇을 택하겠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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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10만 원 매출을 선택할 것이다. 평생 일 10만 원의 매출이 보장된다면 월에 최소 300만 원의 매출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되니 이보다 더 달콤한 조건이 있을까 하며 말이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나는 무조건 1명의 팬을 선택할 것이다. 나는 1명의 팬이 적어도 일 10만 원의 매출보다는 훨씬 가치 있다고 확신한다.



브랜드를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매출이 아니라 팬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위대한 브랜드들은 그들을 한결같이 지지하고 선택해 주는 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팬은 다른 브랜드가 더 합리적이고 때때로 더 좋은 퀄리티의 제품을 제공한다고 해도 자신들의 브랜드를 계속해서 지지하고 응원한다.



예컨대 할리 데이비슨을 사랑하는 팬들은 말한다. "똑같은 가격으로 다른 브랜드의 오토바이를 구매하면 솔직히 훨씬 좋은 성능의 오토바이를 탈 수 있죠. 근데 그게 할리 데이비슨의 감성을 똑같이 낼 수 있나요?" 그리고 파타고니아를 사랑하는 팬들은 말한다. "파타고니아의 옷은 솔직히 다른 브랜드보다 비싼 편이죠. 하지만 파타고니아의 이윤 중 많은 부분이 지구 환경을 지키는데 돌아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전혀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이 아마 눈치가 빠른 편이라면 브랜드의 팬이 단순히 소비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마케터이자 CS매니저가 되기를 자처한다는 사실을 위 사례들을 통해 알게 됐을 것이다.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지인들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브랜드의 장점에 대해서 열렬히 토로한다. 그리고 때때로 자신이 사랑하는 브랜드를 비하하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는 그들이 브랜드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설득한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소비자가 몸소 마케팅하고 CS 하는 것의 임팩트는 당신이 돈을 주고 고용한 마케터, CS매니저가 하는 일들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당신의 브랜드에 소속된 일원들이 "우리 브랜드는 좋아요"라고 얘기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처럼 들린다. 세상에 어느 마케터와 CS매니저가 자기 브랜드가 안 좋다고 얘기하겠는가? (그러면 밥줄이 끊긴다)



하지만 당신의 브랜드와 전혀 관계가 없는 일반 소비자가 "이 브랜드는 좋아요"라고 얘기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간다. 대체 얼마나 좋은 브랜드이기에 저 사람을 팬으로 만들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러한 연유로 팬의 한마디는 마케터가 만든 100개의 광고 카피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



정리하자면, 1명의 팬은 유능한 마케터이자 CS매니저가 된다. A급 마케터와 CS매니저의 월급을 고려한다면 1명의 팬이 가지는 가치는 충분히 월 300만 원 매출을 상회하고도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당장에 매출을 늘릴지, 팬을 만들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 매출은 팬을 만들지 못하지만 팬은 매출을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