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은 이유

오늘은 꼭 써보기로 합니다.

by 공태중

지금은 새벽 5시 30분입니다.


글을 한번 써볼까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이내 한 자도 써 내려가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에 다녀왔습니다. 하고 싶은 말들과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지만 막상 정리하려고 하면 별거 아닌 시답잖은 내용인 것은 아닌가 싶어 가만히 시간만 보내고 다른 일을 하러 가기 일쑤입니다. 주방에 가서 괜히 얼마 쌓여있지도 않은 설거지를 해보고, 그것으로도 부족해 쌀을 씻어 밥도 안쳐놓고 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앉아서 손가락을 움직여봅니다. 썼다 지우기를 몇 번 반복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무 말이라도 괜찮으니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며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 시간에는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요. 책을 읽으면 마치 그 책의 저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독서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어쩌면 독서 역시 저에게는 책을 통해 저자와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여겨져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저 또한 저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글을 남겨 제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었습니다. 글쓰기를 따로 배운 적도 없고 잘 쓸 자신도 없어서 언젠간 쓸 거야라고 마음만 먹고 미뤄온 게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평생 소망으로 수필작가나 여행작가가 되고 싶다고 막연하게 이야기는 하고 다니지만 정작 그 길을 가기 위해서 준비한 것들은 하나도 없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민망할 뿐입니다.


글을 써보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글쓰기를 배워도 보고 싶은 나날들이 계속 하염없이 지나가고 어느덧 저는 34살이라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마저도 곧 한 살이 늘어나 35살이 될 예정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미룰까 싶었는데 오늘 큰 용기를 내어 꼭 써보기로 했습니다.


근래에 저는 소중한 사람과 결혼을 하여 사랑스러운 딸이 생겼고, 그 딸이 저에게 준 소중한 시간. 바로 육아휴직을 하는 중입니다. 육아라는 게 신경을 써도 티가 안 나지만 소홀히 하자니 절대 그럴 수 없는 일이더군요. 어떻게 대충 할 수 있겠어요. 도대체 왜 저렇게 극성일까 싶은 사람들이 종종 보였는데 문득 요즘 들어서는 제가 그 모습을 하고 있더라니깐요.


어쨌든 육아와 가사 등으로 바쁜 요즘이 아닌 한가했을 예전에 진작 글을 써보기 시작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점점 가득 차오르다 오늘에서야 머리끝까지 꽉 찼는지 드디어 이렇게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딸에게 아빠도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써보기 시작했다고 말하려면 지금부터 얼른 한 자라도 더 적어보는 게 좋으니깐 말이죠.


나중에 딸에게 아빠도 열심히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번 육아휴직기간 동안 시작해본 일이 많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하기 시작했고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봤으며, 이렇게 글도 적어보게 되었으니 딸 덕분에 제가 바뀌어 가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글을 쓰거나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주는 글을 쓰지는 못하더라도, 이런저런 제 생각과 이야기들을 조금씩 써 내려갈 생각입니다. 제가 딸을 키우는지, 딸이 저를 키우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시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그 한 걸음을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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