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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yWay Nov 04. 2022

임윤찬

내년에 있을 콘서트 티켓팅을 하면서 지난여름 뜨거웠던 임윤찬이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그는 세계 3 음악 경연대회  하나인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김선욱이 우승했던  엘리자베스 콩쿠르,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대표 피아노 콩쿠르이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능력자들이야 뉴스에 흔한 요즘이니 그중 하나려니,   있다. 그런데 진입장벽 높은 클래식에 무심, 무지하던 사람들마저 밤새 그의 음악을 돌려 듣고 기사를 캡처해대 극성은 그보다 특별해 보인다.


임윤찬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그는 콩쿠르 60년 역사상 최연소 18세 우승자라는 점, 순수 국내파라는 것을 제하고도 놀라운 사람이다. 어떤 자극적인 표현으로도 닿을 수 없는 결을 가졌다. 다른 음악영재들에 비해 늦은 7살에 시작한 피아노, 그래서 기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어떻게 지금 자리에 있게 되었을까.


대곡을 연주하기 전에 피아노 초급자도 지루해한다는 하농을 연습하더라는 모습,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출판사별로 구해 전체를 거의 외우다시피 읽었다는 젊은이. 빨리 정상을 찍기 위해 어떤 지름길도 마다치 않을 사람들 사이에서 특별한 빛을 내는 사람이다. 커리어에 대한 야망은 0.1%도 없고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하고 싶다는 청년, 자신의 기쁨은 무대보다는 연습실에서의 시간이라는 이 십 대의 어록은 말문을 막는다. 기본에 공들이며 찬찬히 수련하는 태도, 남들 사이 드러남 보다 자신과의 진실한 대화를 갈구하는 모습은 화려하고 바쁜 요즘 풍경을 많이 거스른다. 단단한 끈기로 조용히 돌을 뚫어가고 묵직한 열정으로 길을 만드는 사람이다.


3주 만에 479만 회 조회기록을 세웠다는 그의 음악이 경이로운 것은 그의 나이도 테크닉도 천재성 때문도 아니다. 그 음악을 담고 있는 임윤찬이라는 사람이 감동스러워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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