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의 불안

쪼들려도 자기계발로 극복하기

by 하 현

몇 년 전부터 외고의 중간고사에서 전공어가 빠지면서 감사하게도 중간고사 기간인 3, 4월과 9, 10월에 쉬게 되었다. 처음에는 좋았다. 1, 2월 쉬는 날 없이 매일 9시간의 강의를 끝낸 후라 쉬는 것이 적당했다. 또 일반고의 내신이 한 두 건 들어와서 딱 좋았다. 덕분에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그림도 다시 그리고, 영어도 공부하게 되고, 작년부터는 테니스도 다시 시작했다. 일본 가기도 좋았다. 한 열흘 딸에게 가서 청소를 해 주고 돌아왔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수입은 늘었는데 소비가 더 늘었나 보다. 명품만 좋아하는 친구 때문이라고 책임회피를 하려고 해도 너무 많이 지출을 했다. 수입이 느니 카드 한도액도 늘어 정말 염없이 실컷 돈을 쓴 결과가 다시 경제적인 빈곤을 불렀다. 설상가상이라고 23년도 종합소득신고가 누락되어 세금을 900만 원 내게 되었다.


인생은 60세부터라고 누가 한 말일까? 올해 9월이면 만 60세가 된다. 노모에 고장 난 오빠에 이제 겨우 밥벌이를 하게 된 딸까지, 변명을 하자면 부양가족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또 학원생들에게 늘 기마이 좋은, 잘 사주는 선생이기도 하다. 그러나 반성을 하자면 내 사치였다. 채워지지 않는 인생의 허전함을 물건을 사면서 달래곤 했었다. 뭘 믿고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다. 무의식 속에서는 다 예상한 일이다. 유전적으로 절약하고 궁상을 떠는 체질이 못된다. 카드 한도액이 늘면 소비가 자연스레 느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몸이다. 집도 없고 재산이라고는 13만 킬로를 탄 중고차밖에 없는 주제에 재벌처럼 돈을 썼으니 당연한 결과다. 사실 일반고 내신이 2, 3건 들어올 줄 알았다.


오늘부터 대출금을 갚으라는 독촉이 시작된다. 오후에 전화를 해야 한다. 과연 두 달 정도 이자만 내고 미뤄줄까? 생전 안 해본 일이라 걱정도 되지만 올해 들어온 학생수가 있어서인지 걱정은 별로 하지 않고 있다. 오늘부터 시작된 4월만 지나가면 해결될 일이다. 세금도 내야 해서 올해 총 해결해야 할 빚이 점점 늘고 있다. 지난주 일본에서는 카드회사에 소득증명을 내면서까지 한도액 감액을 막아냈다. 다 사람 사는 세상일인데 이제야 매달리고 부탁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환갑을 바라보며 수치심이 줄어드는 것을 확연히 느낀다. 뭐 웬만한 일은 별 감흥이 없어졌다.


어제부터 글을 읽고, 쓰고, 내신 자료를 만드는 일을 하려고 한다. 어제는 세무사와 세금을 해결하느라 내신 자료는 만들지 못했다. 문화센터도 영어 2개, 그림, 하루 강의인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와 콘텐츠제작 총 5개의 강의를 신청했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나이가 환갑이라도 자기계발은 해야 한다. 이제 곧 끝날 2막 후의 3막을 준비해야 한다. 조금 전에는 영어 교재도 주문했다. 60세부터는 달라질 것이다. 매일 읽고, 쓰고, 자료 만들고, 정리를 하면서 사람답게, 허전하지 않게 살아갈 것이다. 좋아하는 티브이는 저녁에만 보기로 한다. 티브이를 켜면 너무 집중해 버려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힘내자. 테니스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한 달 동안 습관으로 못 박아야 한다. 할 수 있다. 난 절대로 꼭 해낼 수 있다. 아무리 눈이 침침해도, 졸려도, 유혹이 많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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