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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병주 Oct 05. 2023

어,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지?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한 달째. 첫 번째 월급날을 이틀 앞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다. 연휴에 가족과 함께 마실 나온 사람들,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 놀이공원에 놀러 온 연인들. 연휴 동안 평소 보다 방문객이 많아 모든 직원들은 정신이 없다. 오늘도 출근하자마자 고객 응대로 분주하다. 고객님이 이용한 피팅룸을 정돈하고, 입었던 옷을 정리하고,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안내하고, 물건을 찾아오고, 주문하고, 계산한다.


이상하게 오늘은 몸에 힘도 없고 일을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순간. 모든 일이 하기 싫었다. 하루종일 고객이 사용한 물건을 정리하고 없는 물건을 찾아주는 일이 질려 버렸다. 그리고 고객과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일에서 상당한 에너지 소모를 느꼈다. 이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마음이 흐트러진 이상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졌다.


"이제 나는 어떡하면 좋지? 역시 나에게는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일이 아닌 온라인 쇼핑몰이 맞는 것 같아. 당장 쇼핑몰이라도 공부해야 할까?" 여러 가지 생각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지금은 이 일을 하고 있지만, 곧 여기를 벗어날 거야” 하는 생각으로 다른 일을 준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일을 하는 이유가 본업 밖에 있으면, 일을 소홀히 하게 되고 하루 절반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생활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주어진 일을 집중해서 제대로 해내고 싶었다.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고 느꼈다. 지금 이 상태로 시간만 보내면 얼마 안 가서 완전히 지쳐버릴 것이 분명하다.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일을 해나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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