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관찰일기_220520
어떤 분이 길에서 고양이를 만났다. 입 주변으로 염증이 심했고 몸통은 가늘게 말라 있었다. 그냥 두면 당장 생사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위태로워 보였다. 고양이에 관해 별다른 경험이 없어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데 고양이가 사람을 따라오며 가늘게 울었다. 더 생각할 것 없이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구내염이 심해 먹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전발치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잘 마쳤고 고양이는 사람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력이 없었고 회복에는 더 넉넉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 상태로 길에 돌려보내는 걸 생각하기가 어려웠다.
구조자에게는 평일에만 비는 공간이 있었다. 결국 구조자의 동생이 평일 동안 혼자 지낸 고양이를 데리고 주말에 병원에 입원시키고 다시 평일이 되면 보호 공간에 데려다주는 생활이 시작됐다. 고양이는 매주 이동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보내는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다. 사람이 오면 애처롭게 울며 다리에 온몸을 비볐다. 고양이를 맡아줄 곳을 계속해서 수소문했지만 아무도 문의조차 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7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말았다.
급기야 평일에 허락되었던 공간마저 이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구조자와 구조자의 동생, 그리고 나비는 점점 좁아지는 벽 사이에서 발 디딜 한 칸만을 남겨둔 것처럼 점점 한계로 내몰렸다. 진이 임보가 가능하다는 걸 전화로 알렸을 때, 보호자분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지난번 소개했던 나비의 사연이다. 모든 걸 갖추고 누군가를 돕기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 어떤 손길은 앞뒤 재볼 것 없이 눈빛만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구조자분들이 포기하지 않았기에 나비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실로서, 많은 분의 노력과 도움에 힘입어 나비의 입양처가 구해졌다.
내가 임보처에 갈 때에도 나비는 거의 달라붙을 정도로 다가와 준다. 외로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견뎌준 나비는 누구보다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이제는 살도 통통하게 오른 나비. 무거웠던 날들을 뒤로하고 이름처럼 가볍고 산뜻하게 날아오를 날만이 가득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