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

by 서예
무채색


어린 시절에는 화려하지 않은 내가 싫었다.


개성이 없는 내가 싫었고, 항상 뒤에 가려져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나의 평범함이 그저 단점으로만 여겨졌다.


언제부터였을까.

이제는 무채색인 내가 좋다.


무채색인 나는 어디에 둬도 그럭저럭 잘 어울리는 듯했고,

튀지 않는 점은 오히려 극단적인 호불호 없이 모든 이에게 적당한 호를 얻을 수 있었다.


"00님은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아요?"


어린 시절 애매하게 화려함을 쫓아 애매한 색깔이 되어버렸다면 어땠을까.

어디에도 어울리지 못하고, 중요한 건 그건 진짜 내가 아니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무채색인 나로 살아가려 한다.

밝기와 채도 정도는 조절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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