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 백화점, 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

by 어쩌다보니

현재는 종로 타워(종로 wework가 입점해있는) 위치에 과거에 화신 백화점이 있었다. 화신 백화점. 일제 자본이 흘러넘치는, 일제의 중점에 '조선인'이 지은 '백화점'이 존재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우리 민족에게는 큰 자부심이 되었으리라.

1937년 지어져 일제 강점기의 마지막을 그 자리에서 보고, 6.25 전쟁을 견디며, 1987년까지 그 자리를 굳게 지켜왔던 '화신 백화점'. 반백년의 세월동안 그 건물은 우리 역사의 일부분이였다. 하나의 '상징물'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추억, 애증 등 여러 감정을 가지게 한 건물일 것이다.

건물은, 특히 '랜드마크'로 기능하는(혹은 했던) 건물들은 단순히 '건축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 지역과 건물은 하나로 묶여 기억되고, 건물 자체가 지역의 이름을 대체하기도 한다(물론 이는 '랜드마크'의 정의와 유사하기도 하다).

요즈음, 지하철역명 혹은 비스정류장명을 근처에 있는 건물명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또한 이 역명이 거래되기도 한다(단가는 역마다 다르다고 한다). 흔히 부역명 (지하철 역 이름옆에 ( )로 들어가는 이름)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좁은 의미의 '랜드마크'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신논현 역의 부역명이 한 때 '르 메르디앙 호텔' 이었던 것 같은데, 슬프게도 이 호텔은 현재 HDC가 인수하여 영업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한 때 부역명이었던 만큼, 사람들의 기억속에 꽤 오랫동안 남아있을 듯 하다.

마침 호텔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생각이 났는데, 랜드마크로서 '호텔', 특히 '큰 규모의 호텔'은 잘 기능하는 듯 하다. 역삼역 주변에 '르네상스 호텔 사거리'가 아직 남아있다. 현재는 '조선 팰리스'로 새로 탄생하였지만, 지명에 남아있는(혹은 남아있었던) 건물 이름은 단순히 건물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것이다.

즉, 건물 자체도 의미가 있으나 건물뿐만 아니라 그 주변 지역과 관련된 의미도 동시대, 동지역을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공감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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