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콜센터에서의 일상은 똑같은 자세로 콜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콜을 받는다. 우선, 콜센터도 이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중 인콜과 아웃콜이 있다 . ‘인콜’은 고객이 전화를 걸어오면 자동으로 상담원에게 연결되는 시스템이고, ‘아웃콜’은 상담원이 직접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 내가 했던 업무는 다양한 CS 업무가 유입되는 인콜을 받는 것다. 인콜 시스템이 고객이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상담원에게 연결해 주며, 이때 고객의 개인정보가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는데, 이때 이름, 전화번호, 주소, 주민번호 앞자리, 그리고 간단한 코멘트 등이 표시되죠. 나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첫 멘트를 이렇게 한다. "ㅇㅇㅇ 고객님, 반갑습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컴퓨터 창에 뜬 고객의 개인 정보 팝업창 하나로 모든 것을 파악해야 했다.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는 저에 편견이라는 점,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고객의 연령대에 따라 목소리와 반응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었다. 주민번호 앞자리로 고객의 연령대를 알게 됐고, 연령별로 목소리에 따른 성향을 좀 알게 됐다. 이 부분은 얼굴도 모르는 고객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조금씩 알게 됐다. 예를 들어, 60년대에서 아래 연도에 태어난 고객님들에게는 천천히, 신중하게 설명을 해야 했습니다. 이들은 보통 강성 클레임을 제기 하는 고객 아니고서는 대부분 친절 했다. 나이가 조금 있으시고 말도 차분하고 점잖게 하려고 노력 하셨다. 반면,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고객님들은 목소리부터가 강경했습니다. 이들의 콜이 유입되고 팝업창에 7080년대 고객이 뜨는 순간, 나도 모르게 긴장 해야 했다.
믿기 힘들 겠지만, 어떤 날은 전에 말했 듯 마수콜이 클레임이면 그날 하루종일 클레임이 많은 것 처럼, 하루는 80년대 고객님이 유입될때 마다 강성 클레임이어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난 보통 헤드셋을 끼고 콜을 받았는데 헤드셋을 집어 던진 날도 있었다.'아! 또 80년대 생이네 ' 하고 말이다. 5060세대와 달리 7080 세대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목소리가 강경했다. 얼굴은 안보이지만,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해야 해서 일까? 누구 목소리가 더 큰지 싸움을 해서 이겨보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처음에는 이런 강한 목시리와 클레임이 불편하고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나도 80년생이다. 이일을 하지 않았다면 나도 그랬을까?. 나는 지금 상담원들이 전화가 오면 친절하게 전화를 받으려고 애쓴다.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다.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7080 년대 고객들은 이르면 대부분 자녀를 키우거나 사회에 나가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적극 적인 시기 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고 가정과 사회에 치이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그들의 반응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하지만, 말해 두고 싶다. 이해는 하지만 그 사람들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말이라는 것은 서로의 얼굴을 모르는 경우 더 큰 배려가 필요 하다는 것을 말이다.
콜센터에서 상담원이라는 직업을 많은 사람들이 이직업을 가볍게 여길순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고객의 소통은 몸의 피로는 적을 수 있지만, 마음에 부담은 컸다. 또 그곳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똑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상담원들은 다양한 고객들과 다양한 문제로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콜센터에서의 일은 몸보다 마음을 힘들게 하는 직업이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과 목소리로만 소통하는 일은 때때로 매우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던것 같다. 여러 상황에 부딪히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내 성격도 조금씩 변화하게 됐다.
내가 콜센터에서의 4년은 결코 쉬운 시간이 아니었지만 그때의 기억은 잊을 수가 없다. 여러 고객을 만났고, 그중에서는 기억에 남는 고객들도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콜센터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면, 그때 최선을 다했던 제 모습은 고객과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얻은 교훈은 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