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세상이 흠뻑 젖었다.
하늘 높이 세차게 떨어져 내리는 비를 얼굴에 반가이 맞이한다.
달콤스러운 상큼한 맛이 중력을 느끼게 한다.
굵은 빗물이 색 바랜 기왓장을 타고 양철 스레트에 경쾌하게 쓸어내린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씻겨 나갈 것 같다.
이런 날 나이 먹은 툇마루에 자리를 깔고 누워 낙숫물이 들려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처마 끝을 바라본다.
주르륵 흐르는 빗물들이 지나긴 세월을 이야기한다.
땅에 패인 물길들이 지난 풍파를 닮아 있다.
달콤하고 상큼한 쌔한 공기가 얼굴을 간지럽힐 때 새벽은 아침을 불러온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남성적인 면이 있고,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