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장대비속에서 꼿꼿하게 앉아있는 너를
그저 비가 좋아서 그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순백의 청초함은
파랗게 멍이 들고
삭히지도 못하는 분노는
붉게 충혈 되어 밤에도 눕지를 못했다
누구를 원망할 줄도 모르고 흐르는 빗물에
타들어 가는 상처를 던져놓고 버티고 또 버텼다
흠뻑 불어터진 마음은 고통속에 쓰러지고
긴 장마는 끝났다
다시는 장대비속에서 버티지 않으리라
힘들었다고 말하리라
아프다고 말하리라
그러나
아픈 기억 두드리며
비는 또 올 것이고
잠시
잊었던 청초함은
눈물방울 그렁그렁하게 웃을 것이다
손창명 기자
잘 웃고, 잘 먹는 사람.
속으로만삐지는 사람.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
인권과 관련된 기사를 누구보다 잘 써 내려가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