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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Oct 11. 2016

A4용지 단 한 장

 대동여지도는 조선 철종 12년(1861)에 김정호가 제작한 우리나라의 대축척 지도다. 순조 34년에 김정호 자신이 제작한 ‘청구선표도’를 바탕으로 27년 후에 전국을 직접 답사하며 집대성해서 좀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만든 것이다. 이 지도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애착을 가졌다고 하는 목판본을 보면 정말로 매우 정교했다. 그 당시에 교통수단이 아닌, 두 발로 걸어서 길을 볼 수가 있을까란 의심이 들었지만 개인의 업적이라기보다 한 나라의 땅을 지켜냈다는 것으로도 대단한 사람이다. 그 당시 산에 여러 가지 변수들이 많았을 텐데 20대도 안 되는 청년은 무엇이 궁금하여, 지리지나 지도에 관심이 많았을까? 이 인물이 정말 궁금했다.      


 현재까지 역사 기록으로 김정호 자료는 A4용지로 겨우 한 장 정도밖에 없다고 한다. 김정호를 알고 싶었다. 영화는 그 당시의 품격을 매우 자연스럽게 표현해서 예뻤다. 첫 장면에서 사계절의 아름다운 품격과 마지막 장면에서 바우가 대동여지도를 보란 듯이 펼친 뒤 ‘대동여지도’라고 외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백두산 천지는 다른 영화에서 또 이런 장관을 연출하기엔 어려운 듯하다. 다만 김정호에 대한 기록이 없어 팩트가 없이 픽션이 강조되거나 웃음코드로 가니 역사적인 맥락이 사라진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았다. 

 

 영화라는 매체는 허구적이며, 감독의 연출력, 배우들의 느낌에 많이 좌우되지만 <고산자 대동여지도>와 같은 이런 역사 영화는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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