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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Jun 03. 2023

바람의 길

부드러움을 감추며 감춰진 모습으로, 줄줄이 엮어진 넝쿨을 바라보며 한참을 바라본다. 우리의 삶이 저리 닮았음에도 우리는 얽혀 살기를 그다지 원하지 않는다. 악조건이 온통 갈 길을 막는다 해도, 기어코 죽죽 뻗어 자기 자리를 차지하는 넝쿨. 보기는 엉성한 잡초 같지만, 많이 모일수록 나름대로 의 형상이 만들어져 간다. 이 사회는 공동체 속에 진보하지만 한 곳 또는 한 뜻으로 어울리기에는 장애가 많다. 한 곳에 서로 엉켜 무언가 만들어지는 행복을 알기보다는 한잎 두잎 넝쿨은 서로 어우러지지 않는다. 한마음 한 뜻을 만들기까지의 노고는,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 사람의 삶이나 식물의 삶이 나 서로를 품어 주기를 감추고 있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

커피와 여행, 우리나라를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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