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쟁이 (김삼식)
보통 사회생활이 너무나 힘들다고 한다.
일상생활 자체도 어려운 상황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다가 타인과 생각, 시간, 사회적 관계 형성도 맞춰야 하니 더욱 힘들다고 말을 한다. 또한 누군가의 작은 실수로 자신이 손해를 입을까. 그 상황을 수습하는 데 바쁜 시대가 되어버렸다. 물론 바쁜 시대는 노력과 그 결과에 빠르게 만족하는 삶도 있지만, 천천히 가는 생활에도 만족하는 이들도 있다. 난 어느 쪽에 있을까?
나 역시 그걸로 인한 손해를 받을까 봐. 혹은 줄까 봐. 가끔 걱정된다. 어떤 상황에 맞춰 단어들을 만들어야 한다. 아주 보통의 하루에도 몇 번씩 내 AAC 글자판(AAC 보완 대체)을 보면서 빠른 이해를 줄 수 있는 단어(문장)를 고민해야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언어가 존재하여, 글자판으로는 비장애인이 나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나 자신도 끊임없이 질문들을 해야 한다. 아주 가끔 속으로는 '과연 이 사람은 이 단어를 알아들었을까?' 숨바꼭질을 하는 것처럼 웃기도 한다.
언어가 발전할수록 자신의 가치관과 타인의 가치관을 존중해야 한다. 최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사회를 이해하지만, 평범한 말보다는 황당한 말들을 한다. 요즘에는 누군가를 걱정하는 대화가 딱딱해졌다. 저녁 무렵에 일상을 마치고 온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누거나, 혼밥을 먹으면서 TV 프로그램에 빠져드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이것이 아주 보통의 하루에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글쟁이, 김삼식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