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조아 (손창명)
입냄새 비염에 콧물까지 길게 늘어뜨리고 눈, 뜨자마자 알람처럼 엄마 얼굴에 들이대며 낄낄거린다.
아침마다 엄마를 지능적으로 깨우는 자폐성장애인인 작은 아들 녀석을 주간활동센터에 보내면서 시작되는 매일매일이 지루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활동처로, 오전 9시 30분에 데려다주고 오후 3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데리러 가야 하는 자정이 지나면 마법이 풀리는 신데렐라처럼 나의 시계는 아이한테 철저히 맞춰지고 째깍거리는 초침소리에 허덕거리며 넋두리할 때 작은아들 녀석한테 뒤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적이 있었다.
쓰러졌다. 정신과 약을 먹는 작은아들 녀석은 물을 많이 먹게 되는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몸속의 염분기가 바닥이 나고 혼수상태가 온 것이다. 다행히 입원 5일 만에 깨어났고 열흘 만에 퇴원하면서 엄마의 한숨소리까지 멈추게 했다. 잃을 뻔했던 소중한 시간을 돼찾아준 계기가 된 것이다.
매일매일 다닐 수 있는 장애인센터가 있고, 장애인복지관이 있고., 그런 활동처가 있어서, 잠을 잘 자서, 밥을 잘 먹어서. 화장실을 잘 다녀서, 정말 모든 일상이 그래서 다행이고, 그래서 고맙고, 그래서 행복하고 많은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의 말은 언제나 정답이다. 그저 그날이 그날처럼 사는 게 제일 행복한 거란다! 오늘도 여전히 입냄새 푹푹 풍기며 다가오는 작은아들 녀석 엉덩이를 토닥이며 잘 잤어?! 엄마마음을 알아들었는지 숨어있는 덧니 크게 드러내며 웃는다.
핑크조아, 손창명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