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3면의 바다로 이어지고, 약 3천여 개의 섬이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팔미도 같이 청정을 유지하는 천연 섬은 그다지 많지 않다.
팔미도는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다. 러·일 전쟁 시 일본군의 포격에 러시아 함대가 부서지자 러시아 함대 선원은 모두 자폭을 한다. 그리고 한국 전쟁 당시 인천 상륙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숨은 곳에 팔미도 등대가 있다. 상륙작전의 성공 후 북으로 밀고 가 38선을 넘은 기념일이 10월 1일이다. 이 일을 기념해 국군의 날이 된 것이다.
뱃길은 이어져 팔미도 섬을 오르고 있다. 앞을 보니,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휠체어를 타고 딸로 보이는 분이 뒤를 밀며 힘들게 오르고 있었다. 저분들은 무슨 사연이 있어 힘든 여행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같이 밀며 오르는 것도 잠시, 계단으로 이어져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바다를 보고 머물러 있어야 했다. 이 곳은 청정 지역이라 아무런 시설물과 편의시설이 없다. 섬을 지키는 해군만이 주둔하여 있는 군사 보호지역이다. 접근도 사진 촬영도 금지되어 있고 통행금지 시간도 정해져 있다. 단, 1시간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다. 섬의 풍경과 기념물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볼 것은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선착장에 머물고 있는 그들을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은 주위 풍경을 즐기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두 사람은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었지만 어머니와 함께한 사진이 없어 나에게 도움을 청해, 촬영을 도우며 그들 사연을 알게 되었다.
그 어머니의 오빠는 한국 전쟁 당시 이곳 팔미도 작전에 순직한 용사 중 한 분 이셨다. 어머니는 지병으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매년 이맘때면 오빠를 그리워하며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참으로 대단한 한국인이었다. 자신의 일도 뒤로 하고, 기꺼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동반 여행을 하는 딸의 효심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돌아오는 선실에서 흥겨운 노래방 소리가 들렸다. 첫 번째 열창하는 이는 다름 아닌 어머니 그분이었다. 역시 대담하고 열정을 가지신 그런 분이었고 그런 어머니를 둔 딸은 어머니의 행복한 하루와 추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파도는 하얗게 거품을 일며 미끄러져 달리는 배 주위에 많은 갈매기 때가 축하비행이라도 하는 듯 노래하고 있다.
삶이란 보람을 맛보는 것이다. 솟아나는 뭉클한 감동이 이 길이 후회되지 않는 길이었음을….
그 두 분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 본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남성적인 면이 있고,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