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서부 글쓰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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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좋았다. 게다가 따뜻하기까지 했다. 나를 끌어내려는 의지가 너무나도 강한 봄바람. 난 져주기로 했다. 져 주는 것이 예의처럼 여겨졌다.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두 바퀴 돌면서 순간 휘청했다. 다행히 땅으로 넘어져 부상은 면했다. 그런데 일어나는 것이 문제였다. 땅을 지지대 삼아 일어서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지나가던 부부의 눈에 띄었다.


그런데 아저씨가 불편하신 모양이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아주머니가 대답하신다. "이 양반이 좀 몸이 안 좋아요." 몸이 불편하면 말 한마디 건네지도 못 하는 것일까? 몸이 불편하다고 하여 체념하거나 생각을 가두어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 한 손이 불편하다 하여 나머지 한 손마저 그 취급을 당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임에 틀림없다. IQ가 낮다 하여 가슴의 온도마저 낮은 것은 절대 아닌 것처럼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두 사회 부적응자는 아니라는 사실, 꼭 기억해 주길 바랄 뿐이다.


학부시절 장애인은 비생산적이라는 말을 장애인복지담당 교수한테 들었다. 물론 작정하고 뱉은 말은 아닐 것이다. 난 실수라고 믿고 싶다. 그 말은 내게 비수이면서도 당근이고 채찍이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정관념, 틀에 박힌 생각은 지나가는 개나 물어가라고 하자. 쓰레기통 맨바닥에 있을 자격조차 없는 것이기에.





김은주 기자

긍정적이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사람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솔직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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