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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드림 :첫 번째] 바이닐&턴테이블 Pt.2

건강하게 오래오래 음악 들읍시다!

by 서대문구점

바이닐&턴테이블은 총세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목차.


1. 용어 정리 (바이닐, 턴테이블, 레코드, LP 등등) - Pt.1

2. 입문용 조합 추천 - Pt.1

3. 보관 방법 , 들여놓으면 좋은 습관 - Pt.2

4. 바이닐 구매처와 구매요령 - Pt. 2

5. 업그레이드 시기와 방법

6. 추천 앨범


목차 1, 2는 Pt.1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t.1 보러 가기 : https://brunch.co.kr/@darackroom/7




Pt.1에서는 입문에 관한 기초 지식과 입문용 턴테이블 조합을 알아보았다. 이번 Pt.2 에서는 바이닐을 오래오래 듣기 위한 보관 방법과, 들여놓으면 좋은 습관, 그리고 바이닐의 구매처와 구매요령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바이닐과 와인의 공통점은 시간과 함께 익어간다는 것도 있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중요한 공통분모이다. 와인은 한국인에게는 유독 어렵게 느껴진다. 정작 와인이 정착한 지 오래된 다른 나라들은 편하게 아무 컵에 따시며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부담 없이 즐긴다. 취미를 즐길 때, 한국은 유독 지식의 벽에 갇혀 과도한 격식 문턱을 높여 어렵게 즐기는 편인 것 같다. 바이닐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이 스피커는 이 앰프에 물려야 제대로다.’ , ‘바이닐을 보관할 때는 습도가 몇%를 유지해야 한다.’ , ‘바이닐 세척액은 무엇을 써야 한다’ 등 갖추어야 할 조건들은 알면 알수록 복잡하기만 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즐기고 싶은 것 아닌가? 즐기는데 무슨 복잡함이 필요하랴. 바이닐이라는 물건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만 갖추어 다루면 그걸로 충분하다.


요즘 들어 레코드샵이 부쩍 늘어나 구매에 대한 부담이 적어진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도 바이닐을 접할 수 있다. 바이닐 시장이 커지면서 리이슈 (Reissue : 한동안 품절이던 앨범이 재발매되는 것) 되는 음반들도 많고, 요즘 발매되는 신곡중에서도 바이닐로 발매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이에 따라 홍대 김밥 레코드나 이태원 서울 바이닐 등 요즘 입맛에 맞추어 깔끔한 분류와 신보 위주로 진열돼있는 샵들이 많다. 본인이 듣는 범위가 최근 아티스트에 맞추어져 있다면 요즘(?) 레코드 샵에서 구매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바이닐이 유행하기 이전부터 즐기던 콘텐츠이기 때문에 이미 고수들의 스폿(?)은 형성되어 있다. 바이닐 샵마다 주로 다루는 장르들이 있는 편이다. “재즈라면 여기, 한국 음반은 여기, 훵크 소울은 여기” 가 정해져 있다. 오래도록 장사했던 사장님들의 취향대로 수집된 바이닐이기 때문에 사장님의 취향이 재즈 쪽이면 그 가게는 거의 재즈 명반들이 즐비해있다. 내 주변에는 다행스럽게도 현역 DJ들이 몇 분 계신 터라 자연스럽게 알게 된 고수들의 스폿(?)을 공유할까 한다.



세줄 요약

1. 바이닐의 보관법과 관리는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하지 않다!

2. 단순히 요즘 나오는 앨범들을 갖고 싶다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에서.

3. 좋아하는 장르가 있다면 그에 적절한 스폿에 가자!


1. 보관 방법, 들여놓으면 좋은 습관


바이닐의 슬리브는 종이책보다 더 습기에 약하다. 습도를 조절할 필요는 없지만 여름 장마철에 특히 조심하면 좋다. MINT급 바이닐은 슬리브에 코팅도 잘 되어있어 상대적으로 습기에 강하지만 그래도 바이닐 보관 꽂이에 '물먹는 하마' 나 가끔 제습기를 돌려주는 것도 좋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먼지를 조심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바이닐을 상하게 하지는 않지만 턴테이블의 바늘이 소리골을 읽을 때 노이즈가 생기거나 음질 저하가 발생하는 이유는 보통 먼지 때문이다. 플레이하기 전 턴테이블 주변에 먼지를 닦아주고 분무기로 턴테이블 주변에 하늘을 향해 물을 뿌려 주어 먼지를 잡아주는 것도 좋다. 그래서 플레이하기 전 융으로 된 천이나 큰 사이즈의 안경 닦이를 구비하여 물을 뿌려 바이닐을 닦아주는 것이 좋다. 코로나 덕에 집집마다 소독액이 구비되어 있으니 그걸 이용해도 좋다.


2. 바이닐 구매처와 구매요령


아무래도 유통구조상 국내의 바이닐은 비싼 편이다. 그래서 대량 구매를 한다면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늘 바이닐 샵에서 멈추고 하나씩 뒤져 보다 보면 어쩐지 갖고 싶은 바이닐을 발견하고 어느새 지갑을 열게 된다. 흔하지 않은 앨범이라면 (특히 재즈) 발견했을 때 구매하면 그 앨범에 대한 기억은 더 진하게 남는다. 조금 비싸더라도 이것이 오프라인 구매가 주는 메리트가 아닐까 싶다. 기쁜 바이닐 모으기.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를 지혜롭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2.1 온라인


7B8CC388-9F36-4760-BEAD-274EF87DA821.jpeg Discogs에 'Bill Evans'를 검색해보았다.


나는 주로 해외직구는 ‘Discogs’(https://www.discogs.com/)를 이용하는 편이다. 장르별로 분류도 잘되어 있고 무엇보다 앨범별 카탈로그도 정리되어 있어 몇 년도 버전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특히 재즈의 경우 리이슈 버전에 재킷이나 음질의 차이도 있을 수 있어 주의하는 편이다.


카탈로그 넘버는 앨범의 고유 넘버라고 이해하면 된다.

보통 미국 판매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앨범들을 국내 가격에 비해 30% 정도 저렴하게 판매해 가성비(?)를 만끽할 수 있다. 다만 Discogs는 해외직구이다 보니, 배송비가 비싼 편이다. 약 3~5만 원 정도로 매우 비싸지만 배대지를 이용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리고 판매자들이 별점에 신경을 쓰는 편이어서 95% 이상 별점을 가진 판매자라면 깔끔한 거래를 하게 될 확률이 높다.

배송기간이 2주~3주 정도로 길지만 잊어버린 사이에 선물처럼 도착하는 택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도 덤이다.




2.2 오프라인


오프라인의 장점은 손에 쥐고 직접 느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닐 샵은 특유의 묵은 종이 냄새와 진열되어있는 바이닐을 하나씩 뒤적이며 모르는 아티스트이지만 재킷이 마음에 들어 구매하게 되는 우연도 만나볼 수는 경험을 선사한다. 내가 경험했던 장소 중 디깅 하기 좋았던 곳을 간단히 소개해볼까 한다.


일산 닥터 그루브

FA039481-3537-4B74-A9BE-9535F80EC0ED.jpeg 의외로 위치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주저 말고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보자.


재즈 쪽에 관심이 많다면 이곳은 성지가 될 것이다. 사장님께서 평생 엄선하여 모아 온 바이닐을 판매하고 계셔서 굉장히 정성스럽게 포장되어 있고 관리상태도 완벽하다. 국내에 풀려있는 재즈 바이닐들은 대부분 일본반이라 공급이 치우쳐져 있지만 이곳에 가면 종종 원반들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청음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사장님 피셜 수천 만원을 들인 청음 공간이다. 한편에는 헤드셋으로도 들을 수 있게 마련되어 있으니 꼭 구매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남대문 리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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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년대 한국 음반을 주로 구할 수 있다. 무난하게 들을 수 있는 판들이 많아 입문용으로 찾기에도 충분하다. 개인적으로도 좋은 디깅을 많이 했던 장소이다. 한국 음반 중 명작들로 꼽히는 장필순 1집과 윤정하 '찬비' 앨범도 이곳에서 구매했다. 판 입고도 자주 되는 편이어서 매번 들릴 때마다 새로운 앨범들을 확인할 수 있다.




성내동 엘피킹

위에 소개했던 곳에 비해 난도가 높다. 창고형 바이닐 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는 거의 안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사장님께서 분류에 공들이지 않는 만큼(?)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VG+ ~ M급으로 분류하여 판매하는 김밥 레코드나 바이닐&플라스틱 정도만 경험한 초보자라면 엘피킹은 어디에 발을 딛어야 할지 알 수 없는 험지일 수 있다. 하지만 디깅은 보물찾기 아닌가.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와칸다의 비브라늄 같은 보물들이 많이 숨겨져 있는 곳이다.



매번 글을 작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ㅜㅜ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 이 내용은 잘 읽힐까. 산으로 가지 않았나 등등 고민하다가 손을 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ㅎ 그래도 속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니 천천히 하나씩 쌓아가 도움되는 글을 많이 생산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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