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취향에 관하여 :여섯 번째] 삼국지 (三國志)

때는 후한 말..거대한 이야기의 시작

by 서대문구점


삼국지에서 무엇을 보는가?


인물의 고난과 성장과 권모술수, 삼국지의 드라마틱한 씬 (Scene)으로 시작해 현실에도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마주하고, 현재에도 대입 가능한 조직의 성공과 실패 가능성의 비밀을 발견하는 고서 삼국지. 드라마적 흥미를 충족할 수 있는 <삼국지연의>는 과장 섞인 역사임을 알고 있음에도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입체적으로 그려져 현재 내 주변의 몇몇과 겹쳐 보이는 인물들도 존재한다. 침착맨 유튜브에 <직장상사 유비 VS 조조 직장상사로 누가 더 좋은가?> 콘텐츠는 삼국지속 인물들의 입체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리고 출판됐던 과거의 2차 창작물의 흐름은 유비의 선함, 조조의 포악함을 포커스 했다면 최근 들어 조조가 목적을 위한 치밀한 계산과 결단력을 보이거나 인재를 두루 고용하는방 법 등 리더로서의 자질을 포커스 하여 비추고 있다. 현재까지도 수많은 매체의 콘텐츠에서 회자되고 있는 삼국지. 살면서 곁에 두어야 하는 콘텐츠임이 확실하다.


삼국지 게임의 대표작 <코에이 삼국지>


삼국지의 기본적인 이야기, 드라마틱


먼저 삼국지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와 진수의 <삼국지 정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삼국지연의>는 영화나 게임, 만화 등 2차 창작물로 제작되어 삼국지에 흥미가 있다면 한 번쯤은 접해봤을 내용이다. <삼국지연의>는 아시다시피 과장과 각색이 많이 포함되어있다. 군신의 예의와 충절과 인의 등을 중시했던 명나라 시대에 출판된 것이니 그도 그럴 것이다. <삼국지 정사>는 삼국지 속 모든 국가가 멸망하고 진나라에 의해 통일되었을 때, 촉나라의 인물이었던 진수로 하여금 작성토록 한 실재 사실을 담은 역사이다. 그래서 굉장히 담백하게 작성되었다. 예컨대,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유비, 관우, 장비 삼 형제의 ‘도원결의’는 <삼국지연의>에서 압권인 장면이다. 고난과 역경을 뒤집어써 시대의 가장 밑바닥, 아무것도 없는 세 인물이 모여 천하를 향해 출사표를 던지는 비장한 장면이다. 하지만 도원결의에 대한 내용은 정사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삼국지연의>에서 유비가 서주에서부터 연전연패하며 고난을 겪다, 제갈량을 만나 수어지교 하여 다시금 군주로서 성장하며 입촉 하는 과정은 어느 역사서를 통틀어도 드라마틱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도원결의로 맺어져 한날한시에 같이 죽겠다던 유비 관우 장비의 ‘삼 형제’ 포맷은 그룹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친구도 넷이서 다닐 때보다 셋이 더 편하고, 원피스의 에이스, 사보, 루피도 삼 형제이다. 아기돼지도 삼 형제이고 어떤 조폭영화를 보면 ‘보스, 왼팔, 오른팔’ 삼 형제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삼국지라는 프레임을 하나 갖고 있다는 것은 삶의 곳곳에서 삼국지적 흥미요소를 찾아낼 수 있으며, 이러한 흥미요소를 발견한다는 건 늘 즐거운 일이다.

현실에도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


조직에서 리더의 모습은 여러 가지이다. 두뇌회전이 빠르고 사람을 다룰 줄 아는 조조, 백성을 위한 마음의 덕장 유비, 한번 믿은 사람은 끝까지 믿어주는 손권은 현재도 수많은 조직 내에서 원하는 리더의 모습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회사의 리더가 조조, 유비, 손권 중 한 사람이었으면 회사가 이모양은 아니였을 것이다. 조조와 원소 사이에서 끝까지 저울질하다 목이 달아난 유대, 재물에 눈이 먼 장로군 양송, 안정만을 꾀하며 조직의 발전적 모험을 회피한 유표 같은 사람이 더 많다.


이쯤에서 고민해볼 대목은 나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조조가 아끼던 책사 정욱은 유대 밑에 있었다. 쉽게 말해 군소기업에 있다가 대기업으로 이직한 케이스인데, 조조가 유대 군을 흡수했을 때 정욱을 알아보고 등용했다는 것은 분명 능력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인물이었다면 이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삼국지 속 수많은 인간 군상들을 보면서 내 주변의 리더나 인물을 평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내가 어느 인물에 비견될 수 있을지 보며 그 인물의 행적을 추적한다면 분명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다.


다양한 성공과 실패의 비결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정의 내릴 수 없다. 누군가에겐 조직 내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것을 성공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쉬는 날 다 쉬면서 걱정 없이 사는 삶을 성공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다. 삼국지에서 성공과 실패의 비결을 따지기 이전에 본인의 삶에서 성공은 무엇인지, 그렇다면 그 성공을 이뤄내야 하는 것인지, 이뤄야 한다면 현재 조건에서 성공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면밀하게 따져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거기에 운까지 받쳐줘야 한다.

삼국지에 성공한 수많은 인물들은 그 당시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해 실행한 인물들이다. 물론 시대가 달라 현재의 조건과는 다를 수 있다. 관직의 진출부터 집안의 배경이 중요했다. 하지만 어느 시대에나 불평등은 늘 존재했기 때문에 이는 이 시대를 산다면 누구든 극복해나가야 할 시대 과제일 뿐이다. 관도대전에서 적은 승률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오소를 습격하여 전세를 뒤집은 조조처럼, 시대가 원했던 코드인 ‘민심’을 콘셉트로 뚝심 있게 밀고 나갔던 유비처럼 우리도 우리 시대의 과제를 극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성공의 근처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삼국지 속 후한 말을 살았던 벼슬이라면 어떤 인물이 되었을까? 수 많은 계책들을 생각해내고 실행하여 이름을 날릴 수 있었을까?

지금의 나는 어떤 계책을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을까? 성공은 하고싶지만 어떤 그림으로 얼마만큼 성공하고 싶을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