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대문구점 Mar 20. 2023

오해에서 비롯된 예술 바로 세우기

너무 착한 사람들

서현석 - 먼지극장

가능하지 않을까? 예술이 세상을 바꾸는 거


2020년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된 <미완의 폐허展>에 전시된 작품 '먼지극장'. 위 사진처럼 이 작품은 누워있는 것이 정상(?) 상태이다.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무너진 오늘날의 시선을 표현하기 위해서" 준비한 작품은 한국인들의 인류애를 재확인하며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난해한 현대미술이 드디어 재기능을 한 것인가.


사정을 살펴보면, 서현석 작가가 어렵게 눕혀놓은 '폐허'를 누군가 자꾸 일으켜 세워놓았다는 것. 40kg이 넘는, 제법 무게가 있는 석고상이 스스로 일어난 것은 아닐 테고. CCTV 확인 결과 웬 부자(父子)가 낑낑대며 천사상을 다시 세워놓고 있었다고. 천사가 천사를 일으킨 것이다. 더욱 골 때리는 것은 천사상을 눕혀놓으면 세우고, 눕혀놓으면 세우기를 총 네 번이나 반복했다는 것.


해당 전시는 즐길 거리 넘쳐나는 시대, '재미없는 미술관을 대체 왜 가야 하느냐'는 괴로운 질문 앞에서 폐허가 된 미술관을 상상해 기획한 전시였다. 관객이 참여하자 새로운 해석이 탄생했다. "폐허가 된 미술관을 일으키는 건 역시 관람객이라는 사실을 은유하는 것 같아 기분 좋았다"는 기혜경 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님의 말처럼, 미술관의 작품 앞에 수동적인 태도보다 작품을 훼손(?)하더라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관객들이 늘어나길.


작가의 이전글 지도 밖으로의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