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점 046 연희동 미학적인 카페 <윈야드 연희>

선 하나를 긋더라도 이유가 있습니다

서대문구점 046 윈야드 연희 〰️

선 하나를 긋더라도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디자이너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바로 ‘덜어내는 일’이죠. 그리고 '덜어냄'이 어려운 것은 글을 쓰는 사람도, 음표를 그려 넣는 사람도, 붓질을 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덜어냄’의 과정은 매우 어렵지만, 완성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걸어야 하는 길이기도 해요. 디자인은 ‘더함’보다 ‘덜어냄’으로 완성되기 때문이죠.

연희동 구석진 골목에 위치한 <윈야드 연희>도 완성된 공간에 다가가기 위해, ‘더함’이 아닌 ‘덜어냄’에 중점을 두었어요.

연희동 인적이 드문 언덕에 자리한 <윈야드 연희>는 ‘덜어냄’이 아름다운 카페입니다. 테이블과 의자의 경계선도 허물었으며 손님과 손님, 나아가 손님과 직원의 경계선마저 말끔히 덜어냈죠.

나아가 그들은 불필요한 조명마저 덜어내려 했어요. 동굴같은 공간을 채우는 빛은 넓은 통유리를 두어 햇빛을 최대한 끌어당기고, 자연이 채우지 못한 곳은 최소한의 조명으로 밝혔습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불필요하게 이목을 끄는 요소가 느껴지지 않아 편안해요. 의자와 테이블, 바의 냉장고까지 짙은 고동색으로 통일했고, 25cm 높이로 통일한 의자와 테이블은 하나의 육면체처럼 느껴집니다.

공간의 경계선은 모호하지만 직원의 응대는 매우 기민하고 또렷해요. 메뉴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은 조리 있고 성의 있게 이어지고, 모르는 메뉴 사이에서 고민하는 손님을 은근히 압박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심이 느껴집니다. 여느 카페의 메뉴판 앞에서 느껴봤을 법한 그런 압박감이요.

이 공간 안에 괜히 그어진 선은 거의 없습니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쳤을까요? 완성된 공간을 향한 <윈야드 연희>고민 덕분에 저는 오늘도 편안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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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서대문구 연희동 128-30

위치 │ 서연중학교 근처, 지도 필수

시간 │ 10:00 - 22:00 (매주 일, 월 휴무)

Instagram | @seodaemun.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