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한 아름
글 @geumtoil__ 사진 @zakmu.il
자고로 여유는 말야, 가지면 되는 거라고 말하던 친구는 어느새 여유를 도둑맞았고, 여유는 이응 두 개를 자음으로 가졌다고 따지던 나는 여름에 능소화 핀 줄도 안다.
홍제동 익숙한 길 따라 마트 가서 두부 사고 오는 길에 반찬도 산다. 저녁거리 다 사놓고 구수한 기름 냄새 못 참고 사다 먹은 치킨 한 마리. 먹다가 떠오른 다 떨어진 참기름, 그래 다 떨어졌는데 그건 다음에 사자고 한다.
더운 여름이면 두 뺨에 능소화 주홍 물든 소녀는 더운 줄도 모르고 마트에 가잔다. 달력에 적기에도 팔랑이는 가벼운 계획을 세우고서 그 소녀는 마트에서 눈요기만 해도 열이 내리나보다.
수박 한 통 들고 너에게 어깨를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