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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일찍 알았으면버거킹 안 갔을 텐데!

서대문구점 155 | 연희동 수제버거 ‘링키지버거’

by 서대문구점

글&사진 @seodaemun.9 가게. @linkageburger



서대문구점 활동은 미리 행선지를 정하고 움직이는 날이 거의 없다. 내가 사는 천연동에서 북아현동까지 걸어간 다음 버스를 타고 연희동에 가는 등 비효율적이기 짝이 없는 동선으로 움직일 때도 많다. 그때그때 그만 걷고 싶을 때 네이버 지도를 열어 별표 쳐둔 곳을 찾아 움직이는 편이다.


나의 랜덤 여행의 ‘가챠’는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시작된다. ‘독립문사거리’에서 750B 번이나 470번 버스를 타면 네 동네로 갈 수 있는 옵션이 생긴다.’연세대학교’에서 내리면 신촌과 이대, ‘연희동 104고지’에 내리면 ‘연희동’이다. ‘사천교’나 ‘가좌역’에서 내리면 남가좌동에 갈 수 있다. ‘북가좌동 삼거리’에서 내리면 북가좌동에 갈 수 있다. 버스를 더 타고 싶으면 북가좌동까지, 신촌은 왠지 모르겠지만 너무 가깝다. 대부분 연희동 104고지에서 내린다.


여행길은 점심시간과 겹칠 때가 많다. 서대문구’점店’답게 성심으로 여닫는 가게에 들러 밥부터 챙겨 먹으면 좋을 것을, 매번 걷고 걷다가 지쳐서 아무 데나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 나는 MBTI 검사를 하면 P가 85% 나오는 미루기 대마왕이다. (체력이 안 좋은 사람들은 부디 따라 하지 말기를….)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그동안 숨겨왔지만, 연희동에서는 버거킹에 제일 자주 갔다.



링키지버거를 알았다면 버거킹 안 갔을 텐데…. 먹자마자 뱉은 혼잣말이었다. 첫 번째 먹은 버거는 머쉬룸 버거였다. 버거킹에서도 트러플 머쉬룸 버거를 파는데, 버거킹 뺨을 때리다 못해 K.O.시키는 맛이다. 두 번째는 더블 치즈버거를 먹었다. 사장님께 DM으로 신분을 고백하고 ‘일찍 알았다면 버거킹 안 갔을 맛’이라고 고해성사를 했다.




일행이 먹은 링키지 버거...아마도?
두 번째 먹은 더블치즈버거


이제 내 연희동 버거 지도에서 버거킹과 맘스터치는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현재 1등은 링키지버거. 하지만 연희동이라는 동네는 늘 그렇다. 언제나 어딘가에 재주꾼이 숨어 있고, 사소한 골목 안에 뜻밖의 맛이 숨어 있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레 다음 버거를 기다리고 있다. 연희동에 숨은 다른 수제버거집을 알고 있다면 언제든 서대문구점에 추천해 주길 바란다. 나는 그 길을 다시 비효율적으로라도 찾아갈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그들의 다짐

주소ㅣ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53 1층

위치ㅣ얼마전 새로 생긴 '정키' 옆에 오래전부터 계셨더라는

시간ㅣ11:30 - 20:00

*Break Time 16:00 -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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