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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덕준 Jul 06. 2020

팔월

서덕준


팔월 마지막 날 기억나지

짙푸른 폭약처럼 밤이 번지고

숲나비 떼들이 바람의 악보에 걸터앉아

사랑해 사랑해 내 입술을 따라 하던 밤을 너도 기억하지


서로가 찰과의 마음을 안아주자고 월식처럼 고요히 손을 잡고서는,

우리 사이에 사이시옷이 생겼다는 이야기

받침 없는 나에게는 추락뿐이라는 이야기

너 기억하지, 팔월 마지막 밤의 이야기를.


지난 생에도 나는 너를 사랑했을까

굽은 마음으로 너를 업고 우주를 걸을까

미처 눈 감지 못한 그때 그 고백들이

팔월 마지막 날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지.



/ 서덕준, 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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