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덕준
오늘 광화문 교보문고에 직접 가 봤어요.
작은 코너에서 겨울이 무색하게 초록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니 표표해지는 마음이었습니다.
수 년을 기다리신 마음 하나로 저의 책을 찾아 주신 덕에
세상에 나온 지 이틀 만에 2쇄가 들어갔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은 예약 구매만 가능하고 다음 주에나 받으실 수 있는 듯해요. (본의 아니게 죄송해요)
책으로 선보이기까지 많은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내 글들이 대중의 눈에는 어떻게 읽힐까, 한없이 얕은 마음을 엮었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
지금까지의 내 삶을 줄거리 삼아 지은 책인데, 그 삶이 무시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요.
그래도 오래껏 저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 편집자 님과, 지금까지도 저의 이름과 활자를 읊어 주시는 독자 님들이 계셔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완벽해서 세상 밖에 활자로 엮어 출간한 것은 아닙니다. 저도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제 글들을 봤을 때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겠다, 싶은 용기가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는 앞으로도 제 시의 치유력을 줄곧 믿어보겠습니다.
2023.12.16. 생일 날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