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사소한 일로 폭탄이 터져버렸다.

폭탄이라 말하며 대화의 부재로 인한 오해의 소용돌이라 읽는다.

by 도하

'우리 영화'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시한부이자 배우를 꿈꾸는 주인공 '다음'과 시한부 어머니가 있었던 영화감독 주인공 '제하'.

둘의 이야기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시작되었다.


시한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남은 영화감독 제하는 시한부에 자문을 해줄 시한부 환자인 배우 다음을 만나게 된다. 배우를 꿈꿨던 시한부 다음은 그런 제하의 시나리오 작업을 도와주면서 포기하고 있었던 배우의 꿈을 다시 꾸게 된다.


시한부라는 판정을 받은 다음의 병명은 희귀 질환으로 나온다. 줄기세포로도 임상치료로 치료법을 찾아야만 하는 희귀 질환의 병. 발작도 간혹 하며 엄청난 양의 약을 먹어야 하며 알람을 맞춰 자주 밥을 먹어야만 일반인들이 섭취할 수 있는 영양분을 겨우 섭취할 수 있는 몸이다.


이 드라마를 보게 된 이유는 최근 답답함과 상실감에 의해서였다.


마냥 행복하거나 텐션이 높은 드라마나 예능을 보기 싫었다. 그래서 잔잔한 삶에 대한 드라마를 찾아봤다. 시한부라는 소재는 진부했지만 흐르는 전개는 이 소재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세세하게 각 캐릭터들의 감정과 상황들을 풀어내고 마주하는 모습들이 좋았고 마냥 드라마라서 억지로 넘어가거나 급변하는 장면이 없어 좋았다. 캐릭터들의 주조급에 따라 보이는 깊이는 달랐지만, 각자의 이야기의 무게에 맞게 전개가 펼쳐져 같은 상황에서 다른 입장의 차이를 보게 되어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의 폭탄을 다르게 볼 시각을 얻을 것 같았다.


지금의 나의 마음이 쉽게 넘어가지 않아서였을까 이 드라마가 반가웠다. 무엇이든 쉽게 넘어가지 않고 만나서 대화하고 풀어나가는 한 장면장면들이 나의 대화의 부재를 알려주는 거 같았다.


이번 일은 아주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일상적이게 흔히 일어나는 일이면 일상적인 그냥 넘길법한 일인데. 목에 걸린 가시처럼 쉽게 넘겨지지 않았다.

왜일까 자문을 해본다.

알 수 없는 마음이 계속해서 상대 탓만을 하는 말들만 메아리치며 나온다.

나의 마음과 말들이 제대로 들리지 않아서 오는 분노였다.

무시당한 거 같은 마음.


나의 얘씀을 인정하지도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화가 났다. 본인들은 고맙다고 느껴했지만 정작 나에게는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대화의 부재이다.

거기서 오는 오해이자 갈등이 있었다. 대화만 평소에 소소하게 했다면, 이렇게 별거 아닌 일로 서로 화가 나지는 않았을 텐데.


그냥 묵묵히 다 하지 않고 생색이라도 냈어야 했다. 이 묵묵히 알아서 한다는 게 정말 사람 힘들게 한다. 내 주변사람들에게는 좋을지 언정 정작 나에게 나는 너무 무리하게 둔 것이 아닌가.


툭툭 나오는 말들이 좋든 안 좋든 나에게 남는다.

결국 평소에 내가 듣기 불편한 말들을 툭툭 내뱉는 것들 어느 한편에 두었더니 모닥불로 번져 나의 폭탄을 폭발시켰다. 나는 나의 폭탄을 만들지 않게 평소에 대화를 하며 해제작업을 했어야 했다. 아니 방치해서는 안되었다. 나라도 나의 폭탄에 대해 관심을 더 두었어야 했다. 그래야 상대도 알고서 도와주든 조심을 하든 했을 텐데. 나의 대화능력의 부재는 일상에서 종종 꼭 이렇게 터져야 자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까지 화가 날 일인가 물어보면, 어떤 일이더라도 나의 마음이 화가 날 일이면 화낼 일이다.라고 이젠 말한다.

나마저 나의 마음을 몰라주고 속단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소소하게 말하는 버릇을 들여야겠다고 다짐한다.


나의 마음에 신경이 쓰이는 것이면 내가 신경이 쓰이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 해결하면 된다. 상대로부터 그 불편한 것이 나오면 일단 말하고 개선이 되지 않으면 신경을 끈다. 그저 그러려니 있는 그대로 봐준다. 저런 사람도 있겠거니 하면 마음이 편하다. 이것도 사바사이긴 하지만 또 나라고 이런 부분이 없겠나. 있지. 사람마다 다 자신의 상처나 부족한 부분은 있기 마련이다. 그저 내가 이해가 되는지 포용이 되는지의 차이가 있을 뿐. 이래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같이 사람들을 사랑하라고 하는 건가. 마음이 조금은 수그러진다.


단지 쌓여서 폭발하지 않게 너무 이해하거나 받아주려고 하지 말고 처음부터 대화를 하자. 나의 관점이 편협하든 맞든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과 마음을 알게 되니 거기서 또 이어지겠지. 조심한다고 상대를 관찰하는 습관 때문에 상대가 익숙해져서 내 앞에서 무례한 행동이나 말들이 당연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해야 할 말들은 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이럴 땐 '우리 영화' 탑배우로 나오는 서영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당사자의 일을 주변사람들이 작당모의로 자기들 입맛대로 움직이게 하려는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명확하게 말한다. 배우가 된 후 후천적으로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보였다. 이러한 장면들이 여러 번 다양한 씬에서 나오는데, 5년이란 시간 속에서 '서영'이 얼마나 주변에 휘둘려서 다치고 아파하고 힘들어하며 살아내고 있는지 느끼고 보게 된다. 위태롭지만 강단 있는 모습을 때때로 보여주데 안쓰럽고 대견하기까지 하다.


혹시나 답답하거나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때가 있다면, '우리 영화'와 같은 드라마나 책을 보며 조금은 넓게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거나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아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아니다. 그때그때 마음에 끌리는 대로 보는 것이 가장 알맞겠다.

마음에 끌리는 드라마나 영화난 예능이 있다면, 자신을 위해서 기꺼이 더 집중해서 보는 시간도 중요하다.

결국 나 자신은 나를 스스로 위하기 위해 움직이게 되니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알아봐 주시길.


오늘의 긴 글을 독백과 같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올리겠습니다.

도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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