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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다이어트보다 근력운동

by 서가앤필

1.

"전 55살인데 PT를 받아도 괜찮을까요?"


오늘 만난 지인이 나에게 물었다. 알고 지낸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가 오랫동안 운동을 해 왔다는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불쑥 질문을 했다. 무언가 오늘 계기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런 질문은 다른 사람에게도 종종 듣는 질문이라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을 수 있지만 오늘은 달랐다. 나는 정말 그분의 건강이 좋아지기를 바란다. 그래서 진심을 다해 대답했다.


"그럼요. 당연하죠. 55살이면 PT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 같아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근력은 약해질텐데 근력 운동을 지금 시작해서 70살까지 한다고 생각하면 55살은 시작하기에 딱 좋은 나이죠. 처음 가는 헬스장은 낯설테니 꼭 PT 수업으로 시작해 보세요. 인생이 바뀔꺼예요. 제가 그랬거든요."


그랬더니 이런 이야기를 이어서 들려준다.


"안 그래도 오늘 친구 카톡 프로필에 바디프로필 사진이 올라와 있는거예요. 최근 3년동안 떨어져 있어서 연락을 안 했다고는 하지만 몸이 너무 변해서 깜짝 놀랐어요. 못 알아볼 정도였으니까요. 운동과는 전혀 상관없던 친구였거든요. 근력도 없고 비실비실했었어요. 그동안 못 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고 톡을 보냈더니 바로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 PT받으며 근력 운동 시작했대요. 매일매일 헬스장을 간대요 글쎄. 요즘도 하고 있는데 너무 좋다는거예요. 몸도 좋아지고 건강도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저더러 꼭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은희씨 만나면 제대로 물어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잘 생각하셨다고. 꼭 시도해 보시라고. 저 또한 PT 받고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좋아지고, 일은 쉬워지고, 책도 쓰고, 강의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이 모든 걸 해 나가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은 삶으로 바뀌었다고. 이렇게 살 수 있는 힘은 아무리 생각해도 체력 덕분이라고. 그러니 PT받고 꼭 체력 키우셔서 건강해지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다해 말씀드렸다.


평소와 다르게 눈이 초롱초롱해지면서 알겠다고 해 보겠다고 했다. 다음주 수요일에 만나면 진행 상황을 슬쩍 물어볼 생각이다. 부디 동네 헬스장을 방문해 보셨기를 바라며...



2.

핵심은 근육이다.

50대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50대의 몸은 40대와 또 다른 것 같다. 다른건 몰라도 근육은 점점 더 빠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운동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운동의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무엇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몸이 좋아질까?


방법은 간단하다.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키우면 된다. 핵심은 근육이다. 그런데 왜 근육이 중요할까? 나이가 가 들면서 몸무게는 느는데 근육은 줄기 시작한다. 젊어서는 성장호르몬 덕분에 근육이 저절로 생기지만 운동량이 줄면서 근육은 줄어든다. 근육이 있어야 힘을 쓸 수 있다. 근육이 힘이다. 나이가 들면서 근력 운동을 별도로 하지 않으면 대부분은 체지방이 많고 근육은 부족하다. 체지방이 쌓이는 배와 옆구리는 삼겹이 되고 팔다리는 가늘어진다. 남들도 다 그렇겠지라며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아간다. 별 생각없이 살아가는 삶이 한달이 두달되고, 일년이 이년된다. 십년은 금방 이십년이 된다.


하지만 운동을 생활화하지 못한 사람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나와는 다른 탄탄해 보이는 몸을 가진 사람은 분명 자기만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다이어트를 한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기보단 체력을 키운다는 목표로 운동을 시작하는게 좋다. 왜냐하면 다이어트가 목표였다면 살을 한번 빼보고 목표가 금방 사라져 허탈감에 빠진다. 그때 요요가 온다. 하지만 근력 운동을 하며 체력을 키우는게 목표라면 다이어트는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에 가볍게 지나갈 수 있다.


3.

헬스장을 운영하며 글을 쓰는 트레이너가 있다.


나는 운동하는 여자에게 관심이 많다. 특히 근력 운동을 하는 여자에게. 게다가 글도 쓰고 근력 운동도 하는 여자라면 완전 궁금해진다. <다이어트보다 근력운동>을 쓴 박은지 작가가 그랬다. 트레이너이면서 책도 여러권 쓴 작가라 멀리서 혼자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마주치게 되었다.


사촌형부가 주연인 연극공연에 관람을 하러 갔다가 사촌언니 지인으로 박은지 작가님이 함께 온 것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어머~ 박은지 작가님 아니세요?"라며 큰소리로 아는 척을 했다. 내게는 트레이너가 아닌 책으로 만난 엄연한 작가님이었기 때문이다. 작가님은 자기를 어떻게 한눈에 알아보냐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알아보긴요. 제가 작가님 인스타에서 작가님 자주 보고 있었거든요." 나도 이젠 책을 쓴 작가지만, 나는 여전히 작가를 만나면 연예인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내게는 운동도 하고 글을 쓰는 작가가 연예인이다.


박은지 작가는 책 속에서 '내 몸은 트레이너보다 내가 더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난 이 말에 너무나 동의한다. 위에서 55살인데 PT를 받아도 괜찮겠냐는 지인의 물음에 꼭 PT를 받으며 운동을 시작하시라고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내가 말씀드리고 싶은 말은 이거다.


다이어트를 넘어 근력운동으로.


4.

다이어트를 넘어 근력운동으로


물론 초반엔 살을 빼야 한다. 살은 먹는 걸로만 빠진다. 운동하면서 더 먹으면 아무 소용없다. 아무 소용이 없지는 않겠지만 다이어트에는 효과가 없다. 다이어트는 식단이다. 먹는 걸 조심해야 한다. 살이 빠져야 몸이 변한다. 몸이 변해야 운동도 재밌어진다. 그래서 운동 초반엔 식단도 함께 해줘야 한다. 트레이너가 식단도 봐주고 운동도 도와주고 함께 해 줄 수 있다.


하지만 트레이너는 어디까지나 트레이너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식단도 운동도 내가 주체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트레이너는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다이어트보다 근력운동> 박은지 작가의 말처럼 내 몸은 트레이너보다 내가 더 잘 알아야 한다.



*관련책 - <다이어트보다 근력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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