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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Start with Why』

『Start with Why』를 읽고, 존재에 대해 생각하다

by 서강

『Start with Why』를 읽고, 존재에 대해 생각하다


『Start with Why』의 저자 사이먼 시넥(Simon Sinek)

사람과 조직이 왜 움직이는지를 오래 관찰해 온 사상가이자 실천가다.

그는 성공의 이유를 전략이나 기술에서 찾지 않는다.

대신 단 하나의 질문을 집요하게 던진다.

“왜 그것을 하는가.”


TED 강연 〈How Great Leaders Inspire Action〉으로 잘 알려진 그는

이 책에서 애플, 마틴 루터 킹, 라이트 형제의 사례를 통해

위대한 개인과 조직의 공통점을 설명한다.

그들은 늘

무엇(What)이나

어떻게(How)가 아니라

왜(Why)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인 ‘골든 서클’ 역시 단순하다.

사람들은 결과보다 신념에 반응하고,

기능보다 목적에 끌린다.

그래서 ‘왜’를 분명히 아는 사람은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을 움직인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페이지를 넘겼다.

메시지는 분명했고, 논리는 설득력 있었다.


그런데 책을 덮을 즈음

문득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왜를 묻기 전에,

나는 이미 이 자리에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을 통해

내가 가장 깊이 느낀 것은

‘왜의 중요성’ 자체가 아니라

존재가 먼저라는 사실이었다.



육하원칙을 떠올렸다.

우리는 보통 이것을 글쓰기의 기본 공식으로 배운다.

하지만 다시 보니

이 질문들은 삶의 구조에 더 가까웠다.


누가

언제

어디서


이 세 질문에는

아직 목적도, 이유도 없다.

다만

시간과 공간 속에 놓인

‘나’라는 존재의 좌표만 있다.


그리고 나서야

무엇을

어떻게

가 따라온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게는

본질을 물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사르트르의 말이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


우리는 태어날 때

정해진 의미를 가지고 오지 않는다.

먼저 살아내고,

선택하고,

버티는 동안

그 삶의 궤적이

곧 그 사람의 본질이 된다.



사이먼 시넥이 말하는 ‘왜’ 역시

허공에서 갑자기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왜는

살아낸 사람에게서만

또렷해진다.


‘왜’를 발견한 사람은

같은 일을 해도 다른 밀도로 산다.

목적이 분명해지고,

같은 글을 써도

그 문장은 방향을 알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왜를 찾는 순간

무엇과 어떻게는

따라오는 기술이자 수단이 된다.

반대로

왜가 없을 때는

아무리 많은 방법을 알아도

삶은 방향을 잃고 흔들린다.



나는 지금

시간(언제)과 공간(어디) 속에 놓인

‘나’라는 존재가

왜 이 일, 필사를 하고 있는지

묻기 시작했다.


육하원칙은 질문이지만

‘왜’를 만난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공식이 아니라

삶의 나침반이 된다.


매일 아침 옮겨 적는 문장 덕분에

나의 하루는 점점 덜 헤매고,

방향을 잃지 않기 시작했다.



『Start with Why』는

왜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통해 도착한 결론은 이렇다.


왜는

존재한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왜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다.

먼저 오늘을 살아야 한다.

필사를 하고, 글을 쓰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는 일.


그 시간이 쌓이자

어느 날

왜는 질문이 아니라

확신으로 남아 있었다.



사이먼 시넥은

왜부터 시작하라고 말했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존재부터 시작해도 괜찮다는

의미를 발견했다.


의미는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왜를 찾아 방향을 정하고 싶은 분

·자기 계발서의 방법론보다 중심 질문을 만나고 싶은 분

·무엇을 할지보다 왜 살아가는지를 먼저 생각해보고 싶은 분

·필사, 글쓰기, 사유를 통해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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