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다가오면 공기부터 달큼하게 변한다.
승강기 문이 열릴 때마다 과일 상자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복도마다 층층이 쌓인 택배 상자들은 이웃 사이를 오가는 온기를 부지런히 실어 나른다. 지나치는 사람들 얼굴마다 설레는 기다림이 발갛게 피어오르는 계절이다.
문득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홀몸으로 쥐포 공장을 꾸리시던 어머니는 명절이면 커다란 설탕 부대를 이웃에게 나누어 주곤 하셨다. 단것이 귀하던 시절, 그 하얀 가루는 그냥 가루가 아니었다. 사람 마음을 달래는 다정한 인심이었다.
세상이 이토록 들뜨는 와중에 나에게도 뜻밖의 선물이 찾아왔다. 아들이 손님에게 받아온 하얀 봉투와 찻집 이용권이 내 손바닥 위에 놓였다.
부동산 중개 일을 시작하고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집주인이 고맙다며 인사를 건네는 경우는 이따금 있어도, 세 들어 사는 이가 중개인에게 따로 마음을 쓰는 일은 드물다. 사연은 이랬다. 아들은 처음에 월세 육십만 원짜리 작은 방을 안내했다. 그런데 손님은 조금 더 넓은 곳을 보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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