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따스한 어느 날 오후였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 언덕에 할매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멀리서 상여가 지나갔다. 징 소리가 바람을 타고 올라왔다. 어린 나는 그게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저 할매 옆에 바짝 붙어 앉아 하얀 행렬을 멀뚱히 바라봤을 뿐이다.
한참 뒤, 누군가 도시락을 건네줬다.
뚜껑을 열었더니 삶은 계란이 들어 있었다. 노른자가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오래 삶은 탓이었겠지만, 그때는 그것도 몰랐다. 그냥 무언가 귀한 것이라는 느낌만 알았다. 한 입 베어 물고, 잠시 멈추고, 또 한 입 베어 물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