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봉투가 알려준 진짜 승리
원두 봉투가 잘 안 뜯겼다.
손끝에 힘을 잔뜩 주고, 이를 악물고, 봉투와 단판씨름을 벌이다가 문득 거울을 봤다. 고작 커피 한 잔에 저 표정이라니. 혼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 웃음이 하루를 바꿨다.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결국에는 웃는 자가 이긴 거라고. 오래 생각했다. 이게 단순한 위로일까, 아니면 삶의 전략일까. 둘 다였다.
우리는 너무 자주 '이기는 것'을 착각한다. 먼저 도착하는 것, 더 많이 가지는 것, 남보다 높이 올라가는 것. 그게 승리인 줄 알고 달린다. 그러다 어느 날 정상에 올라섰더니, 얼굴에는 웃음이 없다. 이미 오르는 동안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
진짜 승리는 끝에 남아있는 표정으로 결정된다.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다. 누가 먼저 뛰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자기 리듬을 지키며 끝까지 걸어왔느냐의 싸움이다. 분노하고, 억울해하고, 이를 갈며 버틴 날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다만 마지막 장면만큼은, 웃는 얼굴이어야 한다.
오늘 나를 화나게 한 것들을 떠올려봤다. 막히는 교통, 어긋난 약속,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 그것들이 내 오늘을 가져갔는가. 아니다. 봉투를 뜯다 헛웃음 쳤던 그 순간처럼, 결국 나는 웃었다.
웃음은 포기가 아니다. 웃음은 선택이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오늘도 웃기로 선택한 사람이다.
결국에는 웃는 자가 이긴 거야. —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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