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유효기간

무례한 사람에게 복수 대신 침묵을 선물하는 법

by 서강

[필사 505일]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마라 /#14


누군가 던진 오물에 내 옷을 더럽혔다고 해서 똑같이 진흙탕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추함은 스스로를 가두지 못하고 반드시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밀기 때문이다. 진실은 중력과 같아서, 아무리 깊이 묻어도 결국 수면 위로 떠오르는 성질을 지녔다.


가끔은 억울함에 잠을 설치고 복수의 칼날을 갈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 소중한 시간을 타인의 허물을 들추는 데 쓰는 것만큼 가성비 떨어지는 일도 없다. 악행이 발각되는 것은 시간의 몫이지 내 몫이 아니다. 내가 할 일은 그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내 안의 정원을 가꾸는 일이다.


오늘 아침, 정성껏 펜을 쥐고 문장을 써 내려가며 생각한다. 타인의 추함에 분노하기보다, 혹시 내 삶의 구석에 나만 아는 비겁함이 숨어있지는 않은지. 세상을 다 속여도 거울 속의 나만은 절대 속일 수 없다. 내 시간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내 품격이 깎이지 않도록 삶에 진실 한 스푼을 보태본다.


결국 승자는 복수한 자가 아니라, 끝까지 자신을 지켜낸 사람이다. 진실은 가장 느리지만 가장 확실하게 목적지에 도착한다. 그러니 당신도 오늘, 당신의 시간에게 부끄럽지 않은 진실함으로 스스로의 품격을 완성하길 바란다.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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