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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전쟁 시대

by 서강


언어의 바다에서 길을 찾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창문을 노크한다. 사색하기 좋은 날씨다. 매일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 매스컴에서는 단 한 마디 말다툼으로 시작된 비극적인 사건들이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이 있지만, 반대로 한 마디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지금 전에 없던 언어의 전쟁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축약된 언어가 일상이 되었고, 쇼츠 영상처럼 모든 것이 짧고 빠르게 변해간다. 8282로 대변되는 우리 사회의 속도전 속에서, 과연 나는 내 생각을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을까?




진정한 부자는 재산만이 아닌, 언어도 후대에 물려준다. 부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벌어서 자식에게 남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긍정의 언어, 희망의 언어를 전하는 것이다. 마치 봄비가 대지를 적시며 새싹을 틔우듯, 우리의 언어도 새로운 희망을 틔울 수 있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를 세심하게 관찰하기로 했다. 가정에서 시작해 이웃으로 퍼져나가는 언어의 파문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채우고 싶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 대신 "나부터라도"라는 책임감으로, 작은 변화를 시작하려 한다.



보이지 않는 태양도 구름 너머에서 쉬었다가 내일 더 밝은 빛을 비추듯, 우리의 언어도 잠시 멈추어 생각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다. 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라면, 더 넓은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일으키는 작은 파문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큰 물결이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언어가 가진 힘이자 지켜내야 할 희망의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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