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어떤 날은 이 사실이 우리에게 위안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본 하타카 역 근처의 GU 쇼핑몰에서 처음 보는 광경을 마주했다. 인형 뽑기 게임기가 한 공간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어찌나 신비로운지,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기분이다. 어쩌면 우리 인생도 게임이지 않을까,
쇼핑을 마치고 인형 뽑기에 도전했다. 손에 쥐어진 동전 하나, 그리고 집게를 움직이는 버튼. 얼마나 간단한 선택들인가.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온 신경이 그곳에 집중된다. 짜릿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순간들. 결국 귀여운 여우 인형 키링 세 개를 획득했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다.
"도전하지 않았다면 느껴보지 못할 즐거움이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그렇다. 한 게임이 끝나면 또 다른 게임이 기다린다. 차이가 있다면 단지 그 게임을 즐기느냐, 즐기지 못하느냐일 뿐이다.
가끔 우리는 생각한다.
'미국에 태어났더라면',
'좀 더 부잣집에 태어났더라면',
'좀 더 좋은 직장을 가졌더라면',
하지만 그런 '라면'은 없다. 존재하지 않는 가능성에 매달려 현재의 행복을 놓치는 것보다 더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을까,
내 국적이 어디든, 내 부모가 누구든, 내 직장이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다. 마치 막내와의 일본 여행처럼, 그 순간에 온전히 몰입할 때 비로소 삶은 빛난다.
이하영 작가님이 말씀하신 '개처럼 즐겁게, 소처럼 충실하게'—개즐소충—라는 말이 이런 이유로 내 가슴에 더 와닿는 것 같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 만약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119를 불러줄 사람은 바로 그들이니까, 이 당연한 진리를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
여행 중인 이 순간에 집중하고, 필사를 하고 글을 작성하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최선임을 깨닫는 귀한 아침이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필사를 할 수 있는 것도, 막내와 함께 온 자유여행이라 가능하다. 모든 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진정한 승리는 어쩌면 매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러분도 오늘, 자신에게 주어진 게임을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게임이 어떤 게임이든 그것은 여러분이 살아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