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32
말은 내 마음을 먼저 시험대에 올린다. “응원해”라는 말이 입에 익숙해질수록, 문득 물었다. 정말 나는, 진심으로 누군가를 응원하고 있었을까? 그 질문은 나를 천천히 정답 앞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32일째. 태도와 관계라는 두 장의 길을 걸었다. 16일 동안 나는 ‘관계’라는 단어를 손끝에 새겼고, 그만큼 나를 들여다보았다.
우리는 모두 주연을 꿈꾼다. 조연은 이름 없이 사라지기 십상이고, 주연은 무대의 중심에 선다. 그래서 나도, 중심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믿어왔다. 오늘 필사 제목 서로가 서로를 위한 조연이 될 때 인생은 가장 반짝인다는 문장을 보면서 깨달았다.
“스스로 주연이 되려 하지 말 것. 누군가의 조연이 될 때, 너는 이미 주연이다.” 빛나는 조명이 없어도, 누군가를 위해 등을 내주는 사람이 있다. 말없이 나를 위해 조연을 자처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내 삶은 끝내 무너지지 않고 주연으로 살아갈 수 있다.
최근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기운이 빠졌고, 장염과 변비가 이어졌다. 지친 몸은 말 대신 신호를 보냈다. ‘조금만, 너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그제야 알았다. “내가 존재해야 세상도 존재한다.” 이 말이 그저 자기애의 문장이 아니라, 생존의 문장임을, 관계는 마음의 바람결을 읽는 일이다.
오늘은 질투하고, 내일은 응원하고, 또 어느 날은 묵묵히 지켜본다. 그 모든 감정들이 사람의 마음 안에 함께 산다. 그래서 관계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흔들림 속에서도 기꺼이 조연이 될 수 있다면, 그 순간만큼은 삶의 중심에 선 것이다.
필사는 마음을 다잡는 도구다. 강물처럼 유유히 흐르지 못하는 내 마음을 하루 한 줄, 한 문장으로 곧게 다듬는다. 도를 닦는다는 건 결국, 마음을 고요히 바라보는 일이라는 걸 지금,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진심으로 남을 축복한다는 건 결국 나를 축복하는 것이다.”
이 문장이 내 안에서 작게 울린다. 누군가의 기쁨 앞에서 손뼉 칠 수 있다면 그 박수의 울림은 언젠가 나를 향해 돌아올 것이다. 기꺼이 조연이 된다. 누군가를 살리는 장면의 한편, 나는 나의 가장 빛나는 주연으로 서 있다.
오늘 하루, 누군가의 조연이 되어보자.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삶은 덜 외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