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그루의 남천》
막내딸과 함께 긴 여정을 떠났다. 왕복 네 시간이 넘는 거리. 차창 밖 풍경은 어느새 익숙했지만 오늘따라 더 멀게 느껴졌다.
6월 3일, 엄마의 기일 전,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엔 작은 남천 네 그루를 챙겨 넣었다. 붉은 열매가 곱게 피어날 나무들. 엄마 곁에 심어드리면 참 좋겠다 싶었다. 도착한 묘역 앞에서 모종삽을 들고 흙을 파내려 하자 땅이 단단해서 모종삽이 들어가지를 않았다. 마치 오래된 침묵처럼, 쉽게 허락되지 않는 흙이었다.
결국, 준비한 네 그루 중 작은 남천 두 그루만 겨우 자리를 잡았다. 산소 앞에 흐르는 개울물을 길어 남천이 심긴 자리에 물어 주었다.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할머니, 할머니 딸이 너무 낭만만 앞서서 제대로 심지도 못했어. 다음에는 도구를 제대로 준비해서 올게." 막내딸은 신이 난 듯, 외할머니에게 고자질을 했다.
남은 남천 두 그루는 집에 있는 화분에 옮겨 심었다. 엄마 곁은 아니지만, 내가 매일 바라볼 수 있는 자리. 그곳에서 엄마를 떠올릴 수 있도록. 엄마는 말없이 받아주셨을 것이다. 심지 못한 나무보다 심고자 했던 그 마음을 더 크게 생각하면서 많이 기뻐하셨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내 마음에도 붉은 남천 두 그루가 심겼다. 하나는 엄마를 향한 그리움, 또 하나는 딸과 함께한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