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죽을까?

by 서강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인간은 왜 죽을까?” 이 질문은 너무 오래되었고 너무 보편적이어서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물음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때 삶이 투명해집니다. 마치 먼지 낀 유리창을 문지르고 나서야 그 너머의 풍경이 보이듯이요.


죽음은 우리 삶의 반대편에서 언제나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느 날은 부고란의 이름으로, 어느 날은 종소리로, 어느 날은 사랑하는 이의 빈자리로.

물론, 과학은 말합니다. 세포가 노화하고 유전자에 오류가 생기며 몸이 점점 기능을 멈춘다고. 하지만, 정말로 인간이 죽는 이유가 그것뿐일까요?


그렇다면 왜 우리는 누군가의 죽음에 무너지고 자신의 죽음을 상상하며, 죽음을 넘어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애쓰는 걸까요?


하이데거는 말합니다. “인간은 죽음을 자각하는 유일한 존재”라고. 그렇습니다. 우리는 죽음을 알고 살아갑니다. 어린 시절, 우리는 죽음을 모릅니다. 영원을 사는 듯이, 오늘이 계속될 거라 믿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알게 됩니다. 사람은 죽는다는 것을. 엄마도, 아빠도, 나도. 그때부터 우리는 유한성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 유한성은 삶을 절박하게 만들고 절박한 삶은 진실에 가까워집니다.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것이 우리를 살게 합니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합니다. 끝이 없었다면 사랑은 그렇게 눈부시지 않았겠지요. 잃을 수 있으니 더 간절하고, 떠날 수 있으니 더 애틋합니다.


죽음은 관계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그 거울 앞에 서면 우리는 묻게 됩니다. “내가 사랑한 것은 누구였는가.” “그리고 나는 누구였는가.”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삶은 조금 덜 조급하고 조금 더 깊어지지 않을까요. 불교는 죽음을 하나의 변환이라 말합니다. 기독교는 죽음을 넘어 영원을 말합니다. 철학은 죽음 앞에서 자유를 이야기합니다. 시인은 죽음을 삶의 마침표로 받아들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일까.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인간은 왜 죽는가.” 그 물음은 곧

“인간은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입니다.


죽음을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살기 시작합니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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