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43
지하상가를 걷고 있었다. 남편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앞서가는 남자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깨선이, 걸음걸이가, 입고 있는 옷의 색깔까지도 남편과 똑같았다. 미친 듯이 뛰어갔다. 그 사람의 어깨를 잡고 돌아서게 했다.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괴테는 시에서 말했다. 맑은 구름 속에서 사랑하는 이의 모습이 자신 주변을 떠도는 것을 보았다고. 그것은 자신의 마음이 그린 그림이라고.
내 마음이 그린 그림이었구나.
있을 때는 알지 못한다. 사랑도, 건강도, 돈도, 친구도, 가족도 모두 그렇다. 떠나고 나서야 후회의 말들로 세월을 보낸다.
나는 한 번도 괴테처럼 구름 속에서 남편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맑은 구름이든 흐린 구름이든, 이제부터는 내 마음이 그린 그림으로 보려 한다. 희망이 생긴다. 구름에 가려 쨍쨍하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쨍쨍한 해를 마음으로 그린다.
김종원 작가는 말한다. 아침에 처음 꺼낸 생각이 그날 하루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나는 매일 아침 어떤 생각을 꺼내며 시작할까? 한참을 생각했다. 너무 어렵게 생각했나?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무릎을 탁 쳤다. 이미 하고 있었다. 습관이 되어버린 확언을.
"온 우주의 좋은 기운이 내게 임하고 있다." 이 말로 하루를 시작해서 나와 주변 사람들의 안녕을 확언한다.
매일 아침 엄청나게 좋은 생각을 꺼내며 살아가고 있었다. 내가 꺼낸 생각들이 하루의 가치를 결정하고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