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44
해변가에서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다. 살아온 날을 회상하면서 멋진 풍경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나는 부러움이라는 감정이 가슴 한편에 자리 잡는 것을 느낀다. 내가 그리는 노년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포항 구룡포의 작은 펜션. 딸들과 며느리, 여자넷 강아지 둘 여행 중이다. 아이들이 잠든 이른 새벽, 풀빌라의 수영장에 누워 바라본 하늘은 신비롭다.
나는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특히 생색내는 일에는 더욱 서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아왔다. 그러다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면 서운해한다. 참으로 모순적이다. 마음을 전하지 않고서 이해받기를 원하는 마음, 남편이 힘들었겠다 싶다.
"말 안 해도 알제?"
"말을 안 하는데 우찌 아는데."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로도, 작은 행동 하나로도 마음이 전달된다. 하지만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 이는 말을 좋아하고, 어떤 이는 행동을 더 믿는다.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다.
여행 중에도 나의 루틴은 계속된다. 낭독과 필사. 인생 공부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아침 풍경과 함께 마주한 노부부처럼 서로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평생에 걸친 공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