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심하게 책망하며 인생을 소모하지 마세요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56

by 서강


새벽 4시의 약속

알람이 울린다. 4시간 남짓 잠든 몸이 무겁다.

어젯밤, 초등학교 동창들과 마주 앉아 있었다. 시간은 강물처럼 흘렀고, 우리는 그 물살에 몸을 맡겼다. 취침시간 알람이 울렸다. 잠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친구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자정이 다 되어 집에 도착했다.


새벽 5시, 몸이 반사적으로 일어난다. 샤워기 물줄기가 등을 때릴 때도, 새벽 공기가 뺨을 스칠 때도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오전 7시 정각, 독서모임 장소에 도착한다. 이번엔 지각이 아니다.


잠순이인 내겐 극한 상황이었다. 4시간 수면, 피곤한 몸, 흐린 날씨까지. 그러나 마음이 단단했다. 늦잠도 자지 않았고, 약속도 지켰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해가 길어진 덕분이다. 새벽이 빨리 밝아온다. 잔뜩 찌푸린 먹구름 뒤에 숨은 해의 기운으로 밝음이 찾아왔다. 어둠보다는 밝음이 확실히 좋다. 산과 강은 말없이 넉넉함으로 구름과 해를 품는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진짜 약속은 남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피곤해도, 날씨가 궂어도, 마음먹은 일은 해내는 것. 그때 비로소 하루가 기분 좋게 시작된다.

새벽 4시의 약속을 지킨 아침,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KakaoTalk_20250621_061633901.jpg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中

https://youtube.com/shorts/tkAO1U9guVI?feature=share

매거진의 이전글인간은 과거를 확장시켜 더 나은 미래를 짓는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