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의 법칙을 기억하면 차분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60

by 서강


똥 더미에서 찾은 철학

어릴 적 우리 집 뒷마당에는 퍼세식 화장실이 있었다. 긴 막대기로 누르고 흔들면 내용물이 줄어들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 더러운 똥더미 속에 하나님의 비유가 숨어 있다는 걸. 퍼세식 화장실을 모르는 요즘 세대는 어떡하나?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복을 주신다."

성경의 이 말씀이 퍼세식 화장실과 연결될 줄 누가 알았을까. 동양의 현자들은 똥 더미에서도 철학을 발견한다고 했는데, 나는 이제야 그 말뜻을 깨닫는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복을 주고 싶어 하신다. 다만 우리가 받을 준비를 하지 않을 뿐이다. 마치 퍼세식 화장실처럼 꽉꽉 누르고 또 눌러서 공간을 만들어야 새로운 것이 들어올 수 있다. 그 공간에 30배 60배 100배의 복을 주시기를 원하신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인생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연속이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겁다. 이분법적이다. 하지만 화나는 일도, 슬픈 일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게 더 좋은 것으로 채우기 위한 신호로 받아들이면 상황은 그대로지만 마음에 천국이 임한다.


창밖을 내다본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들을 바라본다. 누가 돌본 것도 아닌데 스스로 잘 자란다.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새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어떤 나무에서 쉴지, 무엇을 먹고살지 아무런 걱정이 없다. 새소리를 듣고 사람들은 '운다'라고 하지 않고 '노래한다'라고 하는 걸까.


모든 사물이 나에게 교훈을 준다. 사람만 항상 걱정이 가득하다. 웃상보다 울상이 많다. 무심코 거울을 보면 표정이 가관이다. 새처럼, 풀처럼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맑은 햇살이 비쳐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이 모든 것이 축복이고 기적이다. 사물 하나를 보더라도 그 속에서 철학을 발견하는 것이 철학자이고 신이다. 매일 아침 맞이하는 풍광 속에서 나는 무엇을 떠올릴까. 나는 세상을 다 가진 부자다.

KakaoTalk_20250625_074728969.jpg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中

https://youtube.com/shorts/ZORctmsX47U?feature=share

매거진의 이전글지금 아프다는 건 곧 기쁨의 순간이 찾아온다는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