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사람은 많아도 지성이 깊어지는 사람은 적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61

by 서강


보물찾기

매일 아침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제와 똑같아 보이는 구름이 오늘은 다른 모습이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깨달았다. 하늘은 단 한 번도 같은 얼굴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을.


그렇다면 책은 어떨까.

같은 책을 다시 펼쳤을 때, 분명 같은 내용인데 다른 이야기가 들린다. 첫 번째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문장이 두 번째에는 밑줄을 그으며 읽게 된다. 책장을 넘기는 손끝에서 전에 없던 떨림이 느껴진다.

활자를 읽는 게 아니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보물을 찾는 것이다.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안 된다." 그때는 잔소리로만 들렸다. 지금은 안다. 귀담아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상대의 목소리 너머 숨겨진 마음까지 들어야 한다는 것을.

회사 동료가 "괜찮다"라고 말할 때, 그의 어깨가 축 처져 있었다. 친구가 "별거 아니야"라고 웃을 때, 그 웃음 끝에 한숨이 섞여 있었다. 말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몸은 정직하다.


책도 마찬가지다. 글자만 읽으면 정보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 숨어 있는 작가의 마음을 읽으면 지혜가 된다. 한 권의 책에서 열 개의 깨달음을 얻으려 하지 않는다. 하나면 충분하다. 그 하나를 가슴에 새기고, 발로 걸어가면 된다.


창밖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하지만 더 소중한 건 눈에 담은 그 순간이다. 셔터 소리가 울릴 때 가슴이 두근거렸던 그 떨림까지는 사진에 담기지 않는다.


오늘도 펜을 든다. 필사할 문장을 찾아 책장을 넘긴다. 마음에 새길 풍경을 찾아 창밖을 바라본다. 만날 사람들의 진심을 담을 귀를 열어둔다.

보물 찾기가 시작된다.

KakaoTalk_20250626_074705921.jpg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中

https://youtube.com/shorts/JZveiARPIPs?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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