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라디오 92.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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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어제도 퇴근 후 교육받느라 시계가 자정을 가리킬 때 들어왔다. 오늘은 서울까지 교육을 받으러 간다고 새벽 6시에 김해공항에 태워줬다. 엄마니까, 당연하게 태워달라고 해도 되는데 "엄마, 내일 새벽 6시에 공항에 태워줄 수 있어?"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묻는다. 이 한마디에 휴일 늦잠을 포기해도 행복하다. 휴일도 반납한 채 교육을 받으러 서울까지 가는 열정을 보이는 모습이 대견하고 기특하다. 집에서는 각자 방에서 할 일 하느라 대화를 많이 못한다. 좁은 공간이 주는 선물 차 안, 짧은 시간이지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
독서모임 선배와 나눈 대화가 귓가에 맴돈다. "누가 보든 안 보든 최선을 다하라." 김 선배 어머니의 말씀이 깊은 울림을 준다. 최선은 완벽을 향한 맹목적 추구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 양심을 속이지 않고 진심으로 다가서는 것. 그것이 진정한 예의이자 최선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시험이라는 것을 통해 항상 평가를 받는다. 시험 때문에 시험에 들기도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나에게 어떤 평가를 할까?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까? 일에 대해서 예의를 지키고 있을까? 많은 질문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남편은 늘 아이들에게 "당당해라"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의 말에는 깊은 지혜가 숨어있었다. 당당함은 내면의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것. 나는 완벽이라는 성벽에 갇혀 진정한 최선을 놓치고 있었다. 이제 알겠다. 떳떳함은 어디서든 당당함을 만들어내고, 그 근원은 바로 양심과 예의였음을.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 노래 가사가 귓가에 맴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 늘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선명하게 새겼다. 그런데 오늘, FM 92.7에서 흘러나온 "12월의 첫날입니다"라는 멘트는 아직 펼쳐보지 않은 가능성을 말해주는 듯하다. 지나온 11개월의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보게 하는 그 한마디. 최선은 지금, 여기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 척이 아니라, 오롯이 내 양심을 지키며 떳떳하고 당당해지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