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품격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필사 #5

by 서강


말에도 향기가 있다

세상에는 두 개의 언어가 존재한다. 귀한 언어와 귀하지 않은 언어. 그리고 나는, 매일 진상 천국에서 그 둘 사이의 경계에 선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말도 안 되는 말들, 이미 수십, 수백 차례 반복되는 상황이 익숙할 법도 한데 새로운 진상은 늘, 새롭게 당혹스럽다.

앞에서는 격조 있게 웃으며 대응한다. "예, 사모님. 그랬었군요. 많이 속상하셨겠어요." 하지만, 수화기를 내려놓는 순간 헐크로 돌변한다.. 참았던 말들이 속에서 꼬르륵, 귀하지 않은 언어로 솟아오른다.


말이라고 다 같은 말은 아니구나. 입술로는 품격을 지켜도 마음은 욕설로 젖어간다.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깨달았다. 이토록 멋진 풍경 앞에서 누가 욕을 할 수 있을까?

비는 조용히 내리고 잎들은 묵묵히 젖는다. 자연은 한마디 험한 말 없이 모든 것을 품는다.


우리는 흔히 말한다. "없는데서는 나라님도 욕하는데 이 정도 뒷담은 할 수 있지."라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면서 누군가를 도마 위에 올려서 욕으로 마구 때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보는 이 없을 때 나오는 말이 곧 진짜 나의 품격 아닐까.


귀한 언어를 선택하는 순간, 나는 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상대가 누구든, 상황이 어떻든 말을 고른다는 건, 삶의 방향을 정하는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귀한 언어를 입에 익히기로 한다. 속이 부글거릴 때마다 더 고운 말로 속을 달래기로 한다. 그건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내 삶이 꾸준히 잘 나가게 하기 위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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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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