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같지 않아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필사#6

by 서강


물 위에 잔잔히 비친 구름처럼, 오늘도 마음 위로 낯선 그림자가 스며든다. 그림자는 이름도 없이 다가와 때론 미움, 때론 억울함이란 얼굴을 하고 내 안의 평화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내 마음 같지 않아."

그 말 안에 담긴 기대와 실망, 그리고 어쩌면 고독한 투정.


그런데 생각해 보니, 세상에 정말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존재할 수 있을까. 내 마음이란 건, 내가 살아온 수많은 계절과 말하지 못한 상처, 밤마다 반추한 생각들의 총합인데, 그걸 누가, 어떻게, 같이 가져갈 수 있을까.


내 마음 같지 않다는 이유로 미워하는 일은 돌을 들고 내 발등을 찍는 일이라는 것을. 미움은 나를 방어하는 칼이 아니라 나를 찌르는 칼이 되어 조용히, 그러나 날카롭게 나를 소진시킨다.


산은 장마철이면 구름에 가려 자기 모습을 감춘다. 하지만 구름을 탓하지 않는다. 비에 젖어도, 천둥이 울려도 그저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다. 구름 지나면 다시 빛이 든다는 것을 산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통쾌하다는 말로 포장된 분노는 결코 내게 시원함을 주지 못한다. 그건 잠깐의 착각일 뿐, 속은 이미 타들어가고 있으니.


그러려니—


이 짧고도 깊은 말속에 나를 지키는 지혜가 있다. 그러려니 넘길 줄 알 때 정신이 건강하고 육신도 덜 상한다. 한 번 사는 인생이다. 내가 나를 망치지 않도록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미움을 다스리는 일이다. 누구보다, 나 자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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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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