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필사 #20
“내 안의 소리를 외면한 순간, 세상은 내 영혼의 지휘자가 된다.” by 서강(書江)
예전의 나였다면, 아마 그러했을 것이다.
무조건 예스. 무조건 양보. 무조건 미소.
그것은 내 안의 습관이었고, 반사신경이었다.
누군가의 눈빛만 봐도 먼저 움츠러들었고,
사양과 배려는 늘 나의 몫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자기 할 말 하고,
자기 권리를 자연스럽게 챙기는 사람들을 보면
어딘가 부럽고, 묘하게 우러러보게 됐다.
나는 왜,
나의 자리를 지키는 일이 이토록 어려웠을까.
사무실 한편에 작은 책장을 하나 두었다.
독서모임 선배님의 기증으로 마련된 책들.
표지 위에 조심스레 적힌 한 줄.
‘1인 1권, 필요한 분 가져가세요.’
별다른 생각 없이 붙인 문구였다.
하지만 그것이
내 안의 작은 기준과 확신이 될 줄은,
그날이 오기 전까진 몰랐다.
길을 묻던 손님이 들어왔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책 한 권을 꺼내며 물었다.
“가져가도 될까요?”
“그럼요.”
잠시 후, 다른 책도 들며 다시 물었다.
“이거랑 이것도 같이 가져가면 안 될까요?”
0.1초 망설일 틈도 없이, 나는 말했다.
“죄송하지만, 다른 분들을 위해 1인 1권만 가져가셔야 합니다.”
지켜보던 선배님이 놀란 눈치였다.
그날 밤, 카톡이 도착했다.
“선배님, 무조건 예스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어요. 반했어요.”
그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그래, 예전엔 그랬지.
타인의 기대에 길들여진 나였으니까.
‘내 목소리를 낸다’는 건
무언가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를
선택하는 일이라는 것을.
그 안에는 나의 중심이 있었고,
그 중심을 지켜내는 단호함이 있었다.
타인의 타이밍이 아니라
내 생각의 흐름과 기준에서
내 삶을 조율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 조율은
결국 나를 존중하는 방식이라는 걸.
누군가의 기준에 길들여진 채
조용히 묻혀 가고 있진 않나요?
“길들여진다는 건, 타인의 음에 맞춰 나를 잊는 일이다.” by 서강(書江)